과거 대학 진학률이 높지 않던 시절, 대학 졸업장은 말 그래도 ‘빛나는 졸업장’이었다. 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직장에 취업이 가능했다. 하지만 요즘 대학생 중 졸업을 기다리는 학생은 그리 많지 않다. 취업을 해야 한다는 막연한 불안감은 졸업을 앞둔 학생들을 더욱 괴롭히고 있다. 또한 졸업을 원치 않아 일부러 한 학기를 더 다니거나 졸업 유예를 신청하는 모습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졸업, 더 이상 큰 의미 가지지 않아


  학생들은 과거와 달리 대학 졸업생이 많이 늘어나 졸업의 의미가 형식적으로 변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권기민(화학공 4) 씨는 “요즘은 대학 졸업생이 많아 졸업 자체가 형식적으로 변해 크게 의미가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하지 못하는 현실 때문에 졸업이 형식적으로 변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원지선(식품영양 2) 씨는 “원하지 않고 적성에 맞지 않아도 성적에 맞추어 대학을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관행 때문에 졸업이 형식적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많은 학생들은 취업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졸업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취업에 필요한 스펙을 아직 제대로 쌓지 못했거나 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직장을 구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김으뜸(중어중문 4) 씨는 “주변에 졸업을 미룬 친구들이 많다”며 “사회로 진출하는 데 막연한 두려움이 느껴져 졸업을 미루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졸업유예, 문제 해결의 열쇠?
  이와 같은 사회적인 분위기에 맞춰 이번학기부터는 기성회비의 20%를 납부하고 일정 기한 졸업을 연기하는 졸업유예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학생들은 졸업 유예제가 졸업을 앞뒀지만 취업을 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유희선(약학 4) 씨는 “취업을 중요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졸업유예제를 실시하는 것 같다”며 “취업이 잘 되지 않으니 졸업유예제가 실시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재형(무역 4) 씨는 “스스로 졸업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라 나쁘지 않다”며 “자신의 목표를 위해 졸업을 미루는 것은 옳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졸업의 의미가 퇴색되는 이러한 현실에 대해 손지선(중어중문 4) 씨는 “사회가 만들어 낸 분위기 때문에 학생들이 희생되는 것 같다”며 “4년간 열심히 공부한 결과인 졸업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은 올바르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성원(철학) 교수는 “졸업을 유예한다는 것 자체가 사회가 학생들을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졸업을 미루는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