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정치형태와 제도를 비교 이해하는 정치외교학과 ‘비교정치론’ 과목. 지난 27일 수업에서는 평소처럼 출석 확인이 아닌 ‘탑승’ 확인이 이뤄진다. 수업을 듣는 40여명의 학생들은 이날부터 야외, 그것도 1박 2일 동안의 수업을 위해 서울행 버스에 몸을 맡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연수원에서 주관하는 교육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 것. 출발 직전 김도경(정치외교) 강사가 “놀러가는 게 아닌 수업의 연장이니 현실정치의 맥락에서 많이 보고 느끼길 바란다”며 학생들에게 당부한다.

 

  오랜 시간을 달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선거연수원에 도착한 학생들은 배정된 생활관에 여정을 풀고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에 임한다. 선거연수원은 일반 유권자 또는 정당, 선거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선거정치 관련 교육을 실시하는 기관이다. 이번에 학생들이 참가하게 된 ‘대학생 정치참여 과정’에는 관련 강의, 정치현장 견학 등의 일정이 포함돼 있다. 선거연수원 시민교육과 전정수 씨는 “선거제도를 이해함으로써 정치참여의식을 고취하고 민주시민교육을 통해 대학생들의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며 “1년에 보통 15개 정도 대학에서 참가 신청을 해오고 있다”고 설명한다. 첫 날에는 선거연수원 전임교수들의 강의가 이어진다. 학생들은 서재영 교수의 ‘선거제도와 정책선거’, 장정애 교수의 ‘영화를 통해 본 정치문화’ 강의를 듣고 함께 토론하며 선거정치에 대해 공부한다.

 

   다음 날에는 국회, 청와대 견학이 이어진다. 국회를 방문한 학생들은 먼저 헌정기념관에서 국회의 역사를 살펴보고 ‘선거연령을 18세 이하로 낮추는 것’에 대한 법안을 상정하고 통과시키는 입법과정 체험을 해보기도 한다. 이어 국회의사당 내부를 둘러보던 학생들은 안내 직원이 “국회의사당 설계 당시 통일 대한민국은 양원제 국가가 될 것이라고 예상해 회의장이 두 개가 된 것”이라고 설명하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학생들은 춘추관, 본관, 영빈관 등을 차례로 둘러본다. 마침 이 날은 한중 정상회담이 열린 날이라 청와대 본관 앞에서 삼삼오오 모여 회담 내용을 상상해보고 한국, 중국 정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기도 한다.

 

  모든 일정이 끝난 후 이민국(정치외교 3) 씨는 “우리나라의 정치체계를 실감할 수 있었다”며 “수업시간에 쌓아온 지식 덕분에 이해가 보다 잘 됐다”며 만족감을 나타낸다. 전연희(전자전기공 4) 씨는 “정치외교학과 수업을 듣지 않는 학생들도 이런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김도경 강사는 “책으로만 배우다가 이렇게 직접 체험해본 것이 학생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됐을 것”이라며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이론과 현실을 잘 접목시켜 정치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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