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경희대 패륜녀’ 사건에 이어 ‘발길질녀’가 등장했다. 20대 젊은 층의 부도덕한 모습들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부도덕한 20대에 대해 손호진 씨에게 들어보았다.

 

  얼마 전 소설가 이외수 씨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우리나라 대학에 ‘지식인’은 있어도‘지성인’은 없다며, 최근 대학생들의 도덕심 부재를 강하게 질타한 적이 있다. 사춘기 때의 반항심과 입시 스트레스로 인해 약간의 반사회적 성향을 띠는 10대 문화가 20대 초반 대학생이 되어서도 필터링 되지 못하고 그대로 이어진 것을 지적한 것이다.

  기능론적 관점에서 따져보았을 때 10대의 마이너리티 문화와 대학생들의 그것이 같다면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아직 정서적으로 덜 성숙한 미성년자와 깊은 학문을 배우는 대학생의 의식수준이 비슷한 것은 20대 초반 대학생들이 자신이 성인이라는 사실을 느끼지 못하고 단순히 고등학생의 연장선상이라 느끼기 때문이다. 즉 자신들이 속해 있는 대학생이란 신분에 따르는 책임감을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분위기에 기름을 붓는 사건들 또한 잇따라 계속 터졌다. 5월 13일 경희대에서 한 여대생이 어머니뻘인 아줌마에게 욕설을 섞은 막말을 한 사건이 터져서 '경희대 패륜녀' 라는 새 이슈를 일으키며 사람들의 질타를 받았다. 또 며칠 지나지 않아 지하철 역에서는 20대 초반 여자가 임산부와의 말다툼 끝에 임산부의 배를 발로 찬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사건도 발생했다.

  2000여년 전 그리스의 문헌에서도 '요새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다' 고 노인들이 한탄했다고 한다. 사회의 기성세대들이 보기에는 늘 젊은 세대들은 자신들의 가치관과 통념에 벗어나는 듯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일어난 사건들은 누누이 언급되는 '버릇' 과는 별개로 인간으로써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인성' 또한 길러지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인성이 길러지지 않는 것은 그들이 지나치게 입시, 성적 위주의 사회에 길들여졌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사회가 이들의 인성교육에 그만큼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이다.

  이런 20대의 부도덕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들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치부될 것이 아니다. 우리사회가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학벌주의, 물질만능주의가 그대로 현실적으로 반영된 것이다. 최근 문제가 된 ‘패륜녀’가 이슈화 된 것은 단순 그녀의 도덕성 만을 탓하기 보다는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대학생인 나보다 낮은 계급에 있다는 ‘학벌주의’로 대변되는 새로운 계급 사회화가 타켓이 된 것이다.

  대학생은 어느 사회에서나 지성인의 표준이었다. 잘못된 악습과 권력에 맞서 바른 목소리를 냄으로써 사회의 자정에 힘쓴 것 또한 대학생의 사회적 책임이다.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현재 사회의 부조리함에 적응하여 사회적 책임 따윈 망각해 버리는 것은 대학생 신분에 대한 모독이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