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올해도 넉넉한터에서 추모콘서트 열려

  하늘과 시민이 함께 울던 지난 23일. 약 2만 명이 모인 우리 학교 넉넉한터에서 故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콘서트 ‘Power to the People 2010'이 열렸다. 이날은 대형전광판을 통해 3만 명의 시민이 모인 서울광장과 이원생중계로 진행됐다. 본부 측은 정문을 막아서며 추모공연을 불허했던 작년과는 달리 주최 측인 노무현재단과 총학생회를 독려해 순조롭게 행사가 시작됐다. 부산시민과 학생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은 길거리 풍선달기와 무대준비, 자리안내까지 도맡아했다. 김나영 자원봉사자는 “비가 와서 준비과정이 힘들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채워주어서 기쁘다”며 웃어보였다.


  노 전 대통령 서거일의 숫자와 같은 523명의 시민과 학생들로 구성된 시민합창단의 무대로 행사가 시작됐다. 첫 곡은 노 대통령이 생전에 즐겨 부르던 ‘상록수’. 3명의 자녀들과 함께 시민합창단에 참가한 석영미(화명동, 42) 씨는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상록수를 부를 때 노 전 대통령의 뜻을 가슴깊이 새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 후 영화배우 명계남, 노찾사(노래를찾는사람들), 이한철 밴드 등의 무대가 이어졌다. 공연 사이사이, 무대 옆에 있던 대형 스크린으로 서울 시민들 앞에서 공연과 연설을 하는 영화배우 문성근, 국민참여당 유시민 의원 등의 모습이 비춰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 그와 가까이 지냈던 사람들이 만든 밴드인 ‘사람사는세상’에서 기타 연주를 한 정연주 전 KBS사장은 “이 콘서트를 위해 37년 만에 기타를 잡아봤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잃은 슬픔에만 잠겨있지 말고 투표를 통해 행동하는 양심과 깨어있는 시민으로서 행사해야 된다”고 전했다. 낮에 봉화마을에서 서거 1주년 추도식 사회를 본 후 예정에 없이 넉터를 방문한 방송인 김제동 씨는 “서울로 바로 가지 않고 부산대에 온 까닭은 여기에 모인 시민여러분과 같은 마음 때문”이라며 “예능프로그램이 시청률의 영향을 받듯 교육제도나 취업정책은 대학생들의 표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우리 학교 학생들의 투표를 당부했다.


  비가 그치고 시민들의 슬픈 마음을 어루만져줄 바람이 조금씩 불기 시작하면서 넉터의 분위기는 절정을 향해 치달았다. 무대에 잠시도 눈을 떼지 않던 김수근(신문방송 3) 씨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아직도 많은 이들이 고인을 기억한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행사가 끝나자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의자를 치우고 뒷정리까지 잊지않았다. 임정은(서울시 송파동, 34) 씨는 “양심과 행동을 강조했던 노무현 정신을 실천하는 중”이라며 “떠나간 자리도 깨끗이 보이고 싶다”고 쓰레기를 마저 주웠다.


  행사를 주관한 노무현재단의 양정철 사무처장은 “노무현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을 전국 순회 공연 중 가장 마지막에 넣었다”며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부산대에서 콘서트가 열릴 수 있어서 학생들과 학교측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또한 전국 공연 중 유일하게 ‘대학교’에서 열린 이번 콘서트에 대해 YB의 베이스 박태희 씨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부산대에서 열려 효원인을 다시 보게 되었다”고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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