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강산 이 땅에 사는 우리 한국인은 참으로 행운의 민족이다. 나라 구석구석 어디를 가도 아름다운 명승지와 더불어 수많은 생태계가 살아 꿈틀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에게 ‘강’의 존재가 없었다면 그 얼마나 삭막할 것인가? 중동의 사막국가에서 한국을 방문한 외국 지인들을 생태 관광차 이곳저곳 안내해주다보면 우리 땅을 흐르는 강과 계곡의 맑은 물을 보고 축복받은 나라라며 이구동성 부러움과 탄성을 아끼지 않고 있으니 늘 지척에 보물을 두고 사는 우리들이다.


  이번 방학 때는 벗들과 어울려 우리의 젖줄인 낙동강으로 강 생태기행을 떠나보자. 환경과 생태의 보전가치를 알고 이를 몸소 체험하고자 여행한다는 뜻인 생태기행이라는 말이 이제는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낙동강의 풍광은 한낮보다 저녁나절이 더욱 운치가 난다. 낙동강 가에 지는 노을이 강물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금빛으로 번쩍거림을 보노라면 시 구절이 저절로 우러나오고 고즈넉이 흐르는 강물소리는 우리의 마음을 더 없이 아늑하게 해준다.


  낙동강은 삼국시대에는 황산강, 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낙수, 가야진, 낙동강으로 이름이 바뀌어 왔다. 낙동강이란 어원은 ‘가락의 동쪽’ 이라는 뜻으로 가락은 지금의 상주, 삼국시대 가락국을 일컫는 말이다. 광역 수계로 본 낙동강은 최장 거리인 동쪽 강원도 태백산에서 발원한 큰 물줄기와 서쪽 전라도 남원에서 시작된 지리산 물줄기가 경남 남지 쪽에서 합류한다. <낙동강 천삼백리, 예서부터 시작되다>라고 쓰여 있는 바윗돌이 버티고 있는 곳, 강원도 태백의 시내 중심에 위치한 낙동강 발원지 황지는 하루 약 5천 여 톤의 물을 쏟아내고 있다. 이 물은 경북의 산 계곡을 흘러내려 안동댐에 모였다가 다시 그 하류에서 반변천과 합류하고 예천과 문경에서 내성천과 영강을 감싸 안는다. 상주와 선산의 위천, 감천이 합세한 물줄기는 남하를 하여 대구에서 금호강을 만난다. 경남의 수계로 접어든 강은 합천에서 황강과 합수하고 남지에서 지리산에서 임천강, 경호강, 남강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흘러온 다른 큰 지류와 만나 남쪽으로 흘러 밀양강과 양산천을 끌어들이고 마침내 부산시 사하구에 있는 을숙도를 돌아 남해 바다로 유입되어 그 긴 여정을 마감하게 된다.


  낙동강은 그 본류의 길이가 장장 525 km로 남한에서 가장 긴 강이다. 유역의 면적도 매우 넓어 전체 남한 면적의 1/4이나 되며 농업 생산 물량도 국내의 1/3을 차지하는 중차대한 역할을 하는 강으로 약 천 오 백만의 인구가 그 유역에서 이를 식수원과 삶의 터전으로 생활하고 있다.


  낙동강의 발원지에서 부산의 하구까지 100여종이 넘는 물고기가 서식하고 강변으로 수천 종의 식물과 다양한 곤충, 조류, 포유류, 양서, 파충류가 출몰하고 있어 그야말로 생태 자연사박물관이 따로 없다.  낙동강에만 사는 물고기 꼬치동자개가 부르는 빠가빠가 소리가 들리고 있는 이 강은 오늘도 저녁노을 붉게 물들이며 그대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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