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부터 교내금연구역이 강화되고 흡연구역이 별도로 지정됐다. 지난 여름방학 기간 중 발생한 제2도서관 화재로 인해 교내 화재예방을 위해 도입된 이 정책은 비흡연자들에게는 반가운 일이지만 애연가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이에 지난 9일 부대신문 편집국에서 백재훈(국어국문 06, 휴학) 씨와 정영호(법학 2) 씨를 흡연자 대표로, 김수정(아동가족 3) 씨와 최윤정(행정 2) 씨를 비흡연자 대표로 초청해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의 오해를 풀고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봤다.

 

학내 흡연구역지정, 전시 행정이다
백재훈 : 제2도서관에 화재가 난 것은 분명 흡연자의 잘못이다. 하지만 그전에 왜 도서관 안에서 흡연을 했을까를 생각해보자. 흡연구역은 흡연자뿐만 아니라 비흡연자들을 위해서도 필요한 공간이다. 하지만 흡연구역 수가 적기 때문에 흡연자들이 아무 곳에서나 담배를 피우는 것이다.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서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흡연구역 확대는 필요하다.
정영호 : 흡연자의 입장에서도 흡연구역 제한은 동의한다. 하지만 흡연구역이 몇 곳 되지 않기 때문에 숨어서 담배를 피우거나 몰래 피우게 된다. 이 때문에 제2도서관 화재 같은 사건이 일어나는 것이다. 비흡연자의 혐연권도 중요한 권리지만 흡연자의 흡연권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또 학내 흡연구역을 출입구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지정하면 비흡연자들의 불만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쓰레기통이나 재떨이를 깨끗한 것으로 설치해 줬으면 좋겠다. 흡연구역을 만들어 놓고도 사후관리가 되지 않으면 흡연자 입장에서도 보기 좋지 않다.
최윤정 : 실외를 흡연구역으로 지정한 것부터 불만이다. 간접흡연의 피해는 각종 매체를 통해 익히 드러났듯이 심각하다. 흡연구역을 밀폐된 공간으로 만드는 등 비흡연자들을 위한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 또 현행 흡연구역은 학생들의 왕래가 잦은 출입문 근처가 대부분이다. 이 같은 흡연구역 지정은 아무 효과가 없다.
김수정 :  흡연구역을 지정할 때 사람들의 왕래가 적은 곳을 흡연구역으로 지정해야 했다. 길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현행 흡연구역은 흡연자뿐만 아니라 비흡연자들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아니면 건물 내의 한 곳을 흡연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이 어떨까. 밀폐된 공간에 환풍기를 설치하고 담배 연기가 건물 안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흡연자 배려 없는 공공장소 금연
백재훈
: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금지하는 법의 취지는 동의하나 흡연자들을 위한 대안 없이 법만 강화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할 것 같다. 흡연자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금연구역을 지정하면 숨어서 흡연을 하거나 몰래 흡연하는 경우가 생길 것이다. 흡연자들을 위한 대안을 마련한 후 법을 강화하는 것이 옳다. 대안이 제시됐음에도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처벌받아 마땅하다.
정영호 : 금연구역에서 흡연하는 문제는 단속이 애매모호하기 때문에 마땅히 제제할 방법이 없다. 또 법적인 제제보다는 흡연자들을 교육하는 등 의식개선이 더 효과적이다.
최윤정 : 싱가포르는 공공장소에서 흡연 시 높은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법적인 제제를 가하면 흡연자들의 의식 개선과 함께 흡연율도 감소시킬 수 있지 않을까.

 

흡연자가 죄인일까
백재훈 : 담배는 합법적인 기호식품이고 흡연권도 존재한다. 담배가 몸에 해롭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강요하는 것은 잘못됐다. 햄버거나 라면 등 인스턴트식품도 몸에 좋지 않다고 하는데 먹지 않는가. 담배도 이와 동일하다.
정영호 : 위의 생각에 동의한다. 간접흡연도 건강에 해로운 것을 알고 있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건강에 해롭다고 무조건 혐오하고 싫어하는 것은 잘못 됐다.

 

담배 값 인상, 과연 정답일까
김수정
: 담배 값 인상만으로는 효과가 없을 것이다. 정부 세입 중 상당한 부분을 담배사업에서 충당하고 있다. 담배 값을 올려서 담배를 끊는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흡연자 상당수가 계속 흡연을 할 것이다. 오히려 담배시장 규모만 크게 하는 것이다.
최윤정 : 담배 값을 인상하면 담배를 끊는 사람들은 정말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끊는 사람일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담배가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상품이 될 것이다. 서민들이 주로 소비하는 담배가 부를 과시하는 상품으로 변질될 것이다.
백재훈 : 담배 값을 올렸을 때 그 담배 값이 부담되는 사람이라면 담배를 안 피우는 것이 아니라 못 피우는 것이다. 그 사람의 흡연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돈 없는 사람은 피우지 말고 돈 있는 사람만 피우라는 논리다. 실효성에 비해 그에 수반되는 문제점이 많다.

 

흡연자와 비흡연자,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은
최윤정 : 흡연구역에 쓰레기통, 재떨이 등을 확충하고 비흡연자들의 피해가 비교적 작은 외진 공간으로 흡연구역을 지정한다면 서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흡연은 흡연구역에서 해야 한다는 의식이 널리 퍼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계속해서 알린다면 점차 자리 잡지 않을까.
김수정 : 쾌적한 흡연구역을 조성해 준다면 자연스럽게 흡연자들이 그쪽으로 갈 것이다. 곳곳에 흡연구역을 설치하고 재떨이 등을 설치해 준다면 길거리 흡연도 크게 줄어들 것이다.
백재훈 :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의 절충안이 흡연구역 지정이라고 생각한다. 흡연자의 수가 많음에도 흡연구역의 수가 적은 것은 사실이다. 길거리에도 밀폐된 공간 혹은 사람들의 왕래가 적은 곳을 흡연구역으로 만든다면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서로의 피해를 최소화하며 상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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