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애연가다. 끽연가인 조부와 아버지의 영향도 있었지만 신문사에서 글을 쓰며 담배를 시작했다. 기자를 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담배를 배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글쟁이가 된 이상 주위에서 뜯어말려도 담배와는 이별하기 어려울 것 같다.


  얼마 전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서 담배 값을 8000원으로 올리면 흡연율이 30%대로 감소할 것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또, 이번학기부터는 학내 전구역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되고 흡연구역에서만 담배를 피울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흡연자들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또 흡연자 수에 비해 흡연공간도 턱없이 부족하다. 물론 흡연이 내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폐암을 유발하는 등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도 담배는 엄연한 기호식품이고 나라에서 합법적으로 팔고 있다. 해로움의 정도가 비슷한 술은 남녀노소 즐기지 않는가. 요즘 사회분위기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마치 죄인으로 취급한다. 흡연자가 죄인은 아니다. 단지 비흡연자가 흡연자를 싫어할 뿐이다. 흡연자도 무조건 담배를 싫어하는 비흡연자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난 9일 진행된 흡연자, 비흡연자 간담회에서 상극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어쩌면 함께 공존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흡연자는 흡연 에티켓을 지키고 비흡연자는 흡연자의 흡연권을 존중해 준다면 서로 피해를 줄이면서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꼈다.


  팽팽하게 맞서던 패널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의 오해가 풀리는 듯했다. 학내에서 절대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던 비흡연자 패널도 흡연자 측의 의견을 듣고 난 뒤 “흡연자가 흡연구역만 지켜준다면 그 정도 피해는 감수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대로 흡연자 패널들도 “길 담배와 공공장소 흡연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며 흡연구역만 확충해 준다면 비흡연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며 상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서로 조금씩만 양보하고 배려한다면 다소 어울리지는 않지만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아름다운 동거를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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