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우리학교 교수회 주최로 ‘부산대학교의 정체성 진단’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3회에 걸쳐서 진행되며 우리학교의 학풍과 지향점, 부산대학교의 발전방향에 대한 토론이 다음달 17일까지 이어진다. 이 날 행사는 △홍보 영상물 시청 △참가교수 소개 △토론 및 질의응답의 순으로 진행됐다. 강명관(한문), 강재호(행정), 김광호(재료공), 박건영(식품영양), 안홍배(지구과학교육), 오정진(법학), 이진오(예술문화영상학) 교수가 참가했다.

과거에 비해 낮아진 학교 위상 아쉬워
  박건영 : 우리학교에서 20년이 넘게 근무해왔지만, 최근 몇 년동안 학교 수준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특히 많은 학생들과 교수들의 교육이념과 학교 상징물 등 학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 학교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소속 구성원의 정체성이 확립되고 명문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다. 그래서 학교 상징물과 교육이념에 대해서 학교 구성원 모두가 가슴 속에 각인해야 한다고 본다.


  강명관 : 최근 언론사에서 대학 평가 결과를 발표했지만 이것으로는 학교의 현 수준을 제대로 알 수 없다. 만약 학교의 대외적인 위상을 확인하려면 신입생들의 수준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최근 몇 년간 신입생 면접을 해보면 우리학교에 들어오는 학생들의 지적수준이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 것이 느껴진다. 이런 일이 계속 된다면 앞으로의 미래는 더 어두울 것이다.


  김광호 : 현재 우리 학교가 옛날에 비해 위상이 낮아지게 된 것은 90년대 급격한 변화에 대응이 미숙했기 때문이다. 그 때부터 국제화, 연구중심의 대학을 목표로 다른 대학들이 차근히 준비할 때 우리는 민주화 의식에 젖어 이러한 흐름을 감지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 10년 사이에 미숙한 대응이 최근 우리 학교의 대외적 위상을 떨어트리게 한 것 같다

지방대를 뛰어넘어 세계적인 대학으로
  오정진 : 일단 학생들이 스스로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수능 점수 같은 ‘평가’의 잣대를 너무 들이대지 않았으면 좋겠다. 경쟁이 중요해진 시대에 돈을 투자하고, 압력을 넣으면서 학생들을 몰아붙이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런 건 곤란하다. 효원인들은 효원인들만의 독창적인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그 독특한 강점을 찾아내주고 독려해줘야 한다. 형편이 어렵고 자신감이 결여된 학생들을 뛰어난 인재로 만들어야 한다.


  안홍배 : 대학 발전을 위해서는 훌륭한 교수가 많아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 교수들에 대해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교수에게 수업시수를 적게 부여해 많은 연구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른 학교에서는 교수에게 기본 2과목의 수업시수를 부여하는데 현재 우리 학교는 3과목이다. 우리도 수업시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 교수들에게 많은 지원을 한다면 우리 학교는 더욱 발전할 것이다.


  강재호 : 국립대 회계는 국고일반 회계와 기성 회계로 구성되는데 우리학교는 3천억 원쯤 된다. 그러나 국가가 직접 운영하는 사업이나 양산캠퍼스의 부산대학병원, 효원문화회관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런 것들도 회계로 집계하면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예산 규모가 크지만 현재 제도상 총장만이 이 회계를 총괄할 수 있다. 제도를 바꿔 모든 구성원이 알 수 있는 재정구조로 변화해야 한다.


  박건영 : 우리가 처해있는 ‘부산’이라는 지리적 위치를 잘 이용하면 국제적인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다. 지리적으로 일본, 중국, 호주와 가깝고 해안가이며 교통이 발달해 다른 나라들과 교류를 맺기에 유리하다. 다른 나라의 좋은 대학들과 국제 교류를 활발하게 해서 세계적인 명문 대학으로 발전해야 한다.


  이진오 : 우리는 내부의 가치기준이 아닌 외부의 기준으로 우리학교를 평가하고 있는데, 스스로의 기준으로 평가했으면 좋겠다. 또한 수직적 사고에 빠져있는 것도 문제다. 과연 더 높은 위치에 올라간다고 해서 대학이 그 본연의 역할을 해냈다고 할 수 있는가. 순위에 연연해하지 말고 ‘우리 대학이 사회에 진정한 기여를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