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황우석 박사’, ‘검찰 스폰서’ 등 굵직한 사건들의 시발점이자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PD수첩의 PD. ‘광우병 보도’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 ‘4대강 보도’ 관련 김재철 MBC 사장의 사전검열을 온몸으로 저항하며 막아냈던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이 부산을 찾았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은 ‘다시 언론자유를 생각한다’를 주제로 총 6강에 걸쳐 언론계 인사들을 초청해 강연회를 진행하고 있다. 그 첫 번째 강의로 지난 6일, ‘거침없는 감시, 거침없는 PD수첩’이란 주제로 이근행 위원장의 강연회가 열렸다.

  이 위원장은 작년 4월, MBC 본사에서 있었던 검찰 압수수색 사건으로 강연회의 첫 문을 열었다. 그는 “검찰이 수사관 수십 명을 동원해 ‘광우병 보도’ 원본을 압수수색하려하자 MBC 노조 조합원들과 함께 검찰을 가로막았죠”라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들을 말했다.

  이근행 위원장은 PD수첩의 모토는 ‘성역은 없다’라고 말한다. 보도대상이 대통령이든 삼성이든 PD수첩이라는 사회고발 프로그램 역할을 충실히 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이 위원장은 “최근에는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를 모토로 PD들이 취재에 나서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그는 국민영웅이었던 ‘황우석 박사’보도와 관련해 자칫 MBC란 회사의 존폐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많았지만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방영을 감행했다고 한다. 이어 이근행 위원장은 “PD수첩 방영으로 비리가 드러난 일부 단체들은 PD들의 가족 신상정보까지 알아내 협박하는 경우도 있어요”라며 “PD들이 본인 뿐 아니라 가족의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목숨 걸고 취재하며 20년간 지켜온 PD수첩이에요”라고 PD수첩의 PD로서의 고충을 말했다.

  이근행 위원장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받기 위해선 미국이 수정헌법1조에서 언론의 자유를 규율하는 법률을 만들 수 없다고 규정한 것과 같은 법적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PD는 “우리나라의 언론환경에서는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과 같은 보도는 절대 할 수 없어요”라며 “감시해야할 적들은 ‘명예훼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등으로 발목을 잡죠”라고 언론인의 소신을 펼치기 힘든 우리나라 언론계 상황을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PD수첩이 사회악에 맞서고 있다고 믿고 신뢰하는 시민들이 큰 힘이 된다”며 “‘황우석 박사’, ‘검찰 스폰서’ 등 굵직한 보도들은 모두 시민의 제보로 시작됐어요”라며 언론자유를 위해 함께 애써주는 시민들에 대한 격려로 강연회를 마무리 지었다.

  강연회에 참석한 최동철(해운대구 반여동, 64) 씨는 “‘강한자에 대한 두려움은 단지 자기 자신이 만들어낸 것에 불과하다’는 이근행 위원장의 말에 공감했어요”라며 “권력에 대한 공포를 떨쳐내고 조직화된 시민사회가 언론자유를 위해 일어나야죠”라고 강연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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