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문대학원 행정실 김명옥

  유난히 무덥고 긴 여름도 자연의 섭리 앞에선 어쩔 수 없는지 어느새 효원의 뜰에도 가을이 성큼 다가옴을 느끼게 한다. 그러고 보면 올해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마음이 바쁘다.


  학교에 근무한 지도 강산이 3번 변할 정도이니 누구보다 학교에 대한 애착과 열정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 나는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모두 나의 가족 같은 생각으로 대하고 그들 편에서 도와주려고 애쓴다.


  지금 근무하는 부서에는 전화로 입시상담 문의가 자주 걸려오는데, 아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해 답변해주고 있다. 하지만 어느 날 본부 부서로부터 그다지 유쾌하지 못한 전화가 걸려왔고 망치로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함께 들은 우리 직원들한테도 이야기하니 너무 어이없다는 반응이었다.


  날이 갈수록 학생들이 무섭다. 업무를 하다보면 나름의 사정이 있고 알려줄 수 없는 사항이 있기 마련인데. 듣는 사람의 감정에 따라 대화를 전도시킨다면 얼마나 황당한 일인지…. 때로 행정실에 직접 찾아와 자기주장만 내세우고 직원을 비하하는 듯한 태도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동료 직원들은 그런 말을 들으면 일할 의욕이 떨어진다고 한다.


  본인의 의사를 거침없이 표현하는 것도 좋지만 한번쯤은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학생뿐 아니라 직원들 사이에도 업무를 수행하다보면 아름답지 않은 말이 오고 갈 때가 있다. 옆에서 듣기에도 참 거북스럽다.


  아무리 상황이 힘들거나 상대방에게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을 탓하기 전에 자기 스스로를 낮추는 자세가 너무 절실히 요구되는 요즈음, <법구비유경>에 나오는 구절을 음미해봄은 어떨까.

공손한 말과 부드러운 말씨로
남을 높이고 공경하며
맺힘은 풀고 욕됨을 참으면
미움과 원한은 저절로 사라지리

무릇 사람이 이 세상에 날 때
그 입안에 도끼가 생겨
그로서 제 몸을 찍나니
그것은 악한 말 때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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