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에는 한국과 인도네시아에 아주 중요한날이 있었다. 맞다, 독립기념일이 있었다. 한국은 8월 15일이고 인도네시아는 17일이다. 똑같은 년도이며 이틀 차이다! 그때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일본의 식민 통치에서 해방되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8월 15일에 무슨 행사가 있을지 기대를 많이 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독립기념일이 즐겁고 흥겨운 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8월 15일이 왔을 때 아무런 일이 없고 보통 때와 같아서 조금 놀랬다. 어디든지 태극기를 게양하고 특별한 곳에 축제가 있기는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분위기와는 달랐다.


  인도네시아에서는 8월 17일이 다가오면 길가에 조그마한 국기를 달고 국기에 들어가는 색깔인 하얀색과 빨간색으로 된 액세서리로 길을 예쁘게 꾸민다. 그 날은 빨간 날 공휴일이지만 학교, 정부 기관, 그리고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아침 국기 게양식이 열려 국민들이 참석해야 한다. 초등학교 학생들은 보통 전통 옷을 입고 학교 주위에서 퍼레이드를 한다. 그날은 여러 가지 대회도 열린다. 제일 많이 하는 대회는 줄다리기, 자루입고 빨리 달리기, 과자 빨리 먹기 대회, 그리고 빈랑자 나무(열대 나무 이름, 코코넛 나무와 비슷하다) 오르기 대회다. 이런 대회를 여는 이유가 바로 영웅 정신을 기억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인에게는 생소할 빈랑자 나무 오르기 대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먼저 윤활유를 끼얹은 긴 빈랑자 나무 한 그루를 준비한다. 윗부분에 여러 가지 상품이 걸려 있다. 대회를 시작할 때 도전자들이 상품을 얻기 위해서 빈랑자 나무를 올라가야 한다. 나무가 굉장히 미끄럽고 딴 도전자와 경쟁해야 되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니다. 열심히 올라가고 있는 도전자가 너무 미끄럽거나 딴 도전자가 당기기 때문에 아래로 떨어지려는 것을 보는 것은 너무 웃긴다. 윤활유, 땀, 과 땅에 떨어져 흙이 묻은 도전자의 몸. 불쌍하지만 정말 웃지 않을 수가 없다. 비록 모두가 상품을 못 받더라도 상품을 받는 도전자가 있으면 자기가 상품을 받는 것처럼 똑같이 흥분으로 가득하다. 참 촌스럽지만 이런 대회는 원하는 것을 이루기위해서 투쟁, 인내, 협력을 표현하고 있는 대회이다.


  타국에 있는 인도네시아인들이 8월 17일의 분위기를 모두 그리워할 것이다. 그 날 아침에 전 세계에 있는 인도네시아 대사관에서 국기 게양식도 하고 타국에 있더라도 인도네시아에 있는 것처럼 여러 가지 대회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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