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하기 뉴욕 맨하튼에 있는 하나은행 인턴을 다녀왔다. 일하는 기간은 고작 8월 한 달이었지만 은행업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점, 금융의 중심지인 맨하튼의 수많은 빌딩 속에서 뉴요커로서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점 등이 학생들에게 추천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금융의 메카’라고 하는 뉴욕 맨하튼의 월스트리트를 걸으면 어떤 기분일까? 금융업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꿔왔을 생각이다. 예전에 가봤던 맨하탄에서 금융 기관 중 한 곳이라고 좋으니 실제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중 하나은행 인턴공고를 보고 신청해 맨하튼에 갈 수 있었다. 지금껏 금융공부를 해왔지만 막상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작정 미국에 가는 날을 기다릴 수는 없었다. 그래서 서점에서 기업분석 및 영어 프리젠테이션 서적을 사서 공부를 하고,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며 미국에서 쓸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드디어 뉴욕에 도착. 브루클린에 있는 숙소를 구했지만 입주날짜가 맞지 않아 급하게 살 곳을 구해야했다. 남자의 오기였을까? 난 용감하게 노숙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뉴욕에서 가장 번화한 타임스퀘어에 갔다. 그 곳엔 수많은 흑인들이 누워 있었고, 여기저기서 “Give me a fuckin one dollar or cigarette”이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래도 용감하게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져 지하철역으로 몸을 피했다. 뉴욕에서 비를 맞으며 ‘맨하탄에서의 일이 내 인생에서 아주 큰 터닝포인트로 만들기 위해서 항상 노력하겠다’ 등의 내용을 머릿속에 떠올리면서 출근한 날을 기다렸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은행 업무에 관해 백 번 듣는 것 보다 한 번 해보는 것이 훨씬 유익했다. 맨하튼의 하나은행은 개인금융은 하지 않고 기업금융 업무만 하고 있었다. 그래서 일반적인 은행창구가 없고 약 12명의 행원들이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처음 도착했을 때 은행시스템과 운영에 대해서 인턴교육을 받았다. 그 후 기업분석을 할 수 잇도록 재무제표를 보며 실무적인 감각을 익혔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CB(전환사채)였다. 교과서에만 보던 CB가 실무에서는 어떠한 절차를 거쳐서 일이 진행되는지 서류를 보다보면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이런 학습기간을 거친 후 본격적으로 블럼버그를 활용해 기업분석보고서를 쓰기 시작했다. 하나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도산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자와 원금을 갚을 수 있는지 그 경향을 살피는 보고서를 쓰는 것이 주요 업무였다. 그리고 수시로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업데이트하는 일을 수행했다. 이러한 업무들은 내가 좀 더 글로벌하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눈을 가지게 해줬다. 국내의 금융기관이 아니라 해외지점에서의 일들을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글로벌 환경에서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어떻게 자본을 조달하고 사업을 영위해야 하는지 학습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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