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언론의 위기’가 계속 되고 있다. 이에 관해 우리학교의 언론사 부대신문, 부대방송국, 효원헤럴드가 만나 대학언론의 정체성과 각자가 가지고 있는 고민 등을 진솔하게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좌담회에는 부대신문 김성진(국어국문 4) 편집국장, 한상빈(신문방송 2) 대학부 정기자, 부대방송국 손보경(국어국문 3) 편집국장, 김민우(경영 2) 보도부장, 효원헤럴드 김신애(나노과학기술 2) 편집국장, 배대우(나노과학기술 2) 취재부 정기자가 참가했다.

대학생을 위해 존재하는 대학언론, 독창적인 시각이 필요해
부대신문: 대학언론은 대학생을 위해 존재하죠. 그래서 대학언론의 시각은 대학생에게 맞춰져야 하고 그들에게 힘이 돼야 해요. 우리는 남과 경쟁하거나 판매를 목표로 하는 언론이 아니에요. 그러므로 ‘대안적 성격’을 가지고 기성언론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사안에 집중하며 사회적 약자나 비주류를 조명할 수 있어야 해요.


방송국: 네, 그래서 대학이라는 사회 내에서 상대적으로 집행권이나 발언 기회가 적은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신 내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에요. 또한 기성언론이 정부가 하는 일을 감시하고 잘못한 일은 비판하듯, 대학언론이 본부가 하는 일을 감시하고 잘못한 일은 비판할 수 있어야 해요.

헤럴드: 어떤 사안에 대해 대학생만의 독창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도 중요해요.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시각을 가져야 하죠. 독자들이 원하는 내용을 다루려면 다른 언론에서 다뤘던 내용을 다룰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 우리만의 독창적인 시각이 드러나야 해요.

 

‘기술’을 제외하면 기성언론을 따라갈 필요는 없어
방송국: 논조나 시각적 측면에서 기성언론과의 차별성을 띄어야 해요. 특히 보도를 할 때는 기성언론이 다루지 못하는 대학생의 이야기를 다뤄야겠죠. 예를 들어 등록금 문제나 대학근처의 밴드, 대학알바생의 현실은 우리가 제일 가까이서 느끼는 것들이잖아요. 하지만 방송기술이나 영상제작 같은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기성언론을 따라가는 것이 필요하긴 해요.


부대신문: 그 의견에 대해 공감해요. 독자들은 기성신문의 레이아웃이나 사진의 질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그들을 벤치마킹할 필요는 있어요. 요즘 기성언론도 88만원 세대를 종종 다루던데, 그들은 88만원 세대가 왜 나타났는지 전문가를 통해 분석한다면 우리 대학언론은 88만원 세대 한 명 한 명을 직접 만나면서 학생에게 집중할 수 있는 이점이 있죠. 기성언론과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은 대학언론이 무비판적으로 트렌드를 따라 간다는 점이에요. 아바타가 대대적으로 흥행했을 때 거의 모든 기성언론과 대학언론들은 문화면에서 3D영화를 다뤘죠.


헤럴드: 아바타는 우리도 다룬 적이 있어요.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는 것을 다뤄주지 않으면 교내 학우들과 소통이 되지 않기 때문이에요. 여기서 대학언론의 딜레마에 빠지죠. 새롭고 창의적인 기획을 발굴해내야 하는데 학생들이 원하는 사회적 이슈를 다뤄줘야 하고, 우리의 시각을 더해서 쓸 때 전문성이 부족함을 느끼곤 해요.

 

대학언론의 위기는 시대적 상황이 제일 커
방송국: 대학자체의 위기, 독자들과의 소통부재 문제 등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시대적 상황의 영향이 제일 커요. 80년대에는 독재정권이라는 ‘절대악’이 존재했지만 지금은 없기 때문에 그들 앞에서 선봉적인 역할을 하던 대학언론의 입지가 많이 약해졌어요.


헤럴드: 네, 저희가 봤을 때도 개인화된 사회적 분위기가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아요. 학생들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이 없죠. 어른들도 학생들도 신문 자체를 잘 안 읽고 있어요.


부대신문: 예전에 부대신문 1400호를 맞아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독률 조사를 했는데 역시나 학생들이 부대신문을 잘 안읽었어요. 그 이유는 우리 대학언론의 잘못이 제일 큰 것 같아요. 독자들이 원하는 내용 계발을 게을리 했던 게 아닐까요.


방송국: 예전과 달리 학우들이 정보를 알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경로가 많아졌어요. 그래서 대학언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가는 것도 이유라고 볼 수 있어요. 또한 학교 측도 언론사에 충분히 지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요. 우리가 어떻게 하면 학생과 학교가 대학언론의 필요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 고민해봐야 해요.


헤럴드: 언론사 통폐합이 나타나는 대학들이 많이 있어요. 그런 일이 우리학교에서도 발생한다면 정말 끔찍해요. 학내에서 사안을 공론화 시키는 것이 대학언론인데 대학생의 목소리를 내는 대학언론이 위기라면 일반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고 싶어도 낼 곳이 없겠죠. 그렇다면 학생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해 여론화가 되지 않고, 학생들에게 힘이 실리지 못하겠죠.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다면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무도 모를 수도 있어요.

 

언론과 독자·시청자 쌍방 간의 수준을 높여야
부대신문: 얼마 전, 부대신문을 즐겨본다는 한 학생의 자발적인 투고글을 받았어요. ‘위기니까 희망을 얘기할 수 있다’는 말이 생각나면서 ‘우리도 하면 되겠구나’라고 느꼈어요. 시대 탓, 독자 탓도 했지만 그건 옳지 않아요. 독자에게 봐달라고 강요할 수 없어요. 우리의 노력이 많이 필요하겠죠. 어떤 사안에 대해 기자 스스로 공부를 많이 해야 해요. 독자들이 원하는 것과 우리가 지켜야 할 것과의 사이에서 잘 조절해 나아간다면 독자는 올 것이라고 믿어요. 세칙위반 보도 등 학생들이 궁금해 할 만한 내용을 다루면 독자의 관심은 언제든 불붙겠죠.


헤럴드: 정보전달을 하더라도 학생들이 불편함을 겪는 사안 중에서 학생들 모르게 이뤄지는 사항을 잘 밝혀내야 해요. 또한 독창적 시각을 가지고 독창적인 내용을 보도해야 해요. 부대신문이 말한 것처럼 기자들의 자질향상도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언론사 내에서 스터디를 만들어 다 같이 자질향상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타대 언론사와 교류해 기자나 국원이 자극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현직 PD나 기자에게 집중적인 교육을 받으면 좋을 것 같네요.


방송국: 언론사의 자기반성도 필요하겠지만 독자나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것만 보도할 수는 없어요. 언론으로서 해야 할 일은 해야 하지 않겠어요? 독자나 시청자들도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어요. 따라서 언론사와 학생들 모두 대학언론의 중요성을 깨닫고 지켜나가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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