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이용, 문화적 교류 불균형 등으로 혐한 더욱 확산돼

  최근 들어 더욱 부각되고 있는 혐한 사태. 한국에 대한 전반적인 악감정을 뜻하는 혐한은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에서 조금씩 그 머리를 들고 있다. 이러한 혐한 감정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치·문화적인 측면에서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우리에게 알려진 대만의 혐한 현상은 선거철을 맞이해 정치세력에 의해 확대된 선거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문원 문화평론가는 “혐한은 한국 대중문화 상품 자체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일종의 정치적 선전”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치적 문제에서 국가 간에 대립되는 문제가 있을 때 국가의 이해를 위해 국민들의 의식을 몰고 가는 경우도 있다. 강식진(중어중문) 교수는 “특히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신문과 국민의 의식까지 국가가 통제할 수 있다”며 “이때, 국민들의 자유롭고 비판적인 생각이 저하되고 결국 국가의 방침대로 생각해 혐한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혐한 감정이 가장 두드러지는 문화 측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상대국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우리의 자세’를 지적했다. 이문원 문화평론가는 “한국 대중문화상품 질이 향상돼 굳이 다른 아시아 국가의 문화상품을 택해야 할 이유를 한국의 대중들이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08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수입한 362편의 영화 중, 중국 영화의 편수비율은 4.21%, 관객 수 비율은 2.96%에 머물렀고 일본은 10.26%의 편수비율, 2.13%의 관객 수 비율로 국내에서 흥행하지 못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한국에서는 자신들의 국가에서만큼 자신들을 아끼거나 이해하지 않는다고 느껴 반한 감정이 생겨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에티켓의 부재도 혐한 발생원인 중 하나다. 강식진 교수는 중국 내 혐한 발생에 대해 “일부 기업인들이나 관광객들이 문화인답지 않고 중국인들이 꺼려할만한 행동을 취하는 것이 혐한 감정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한편, 톰크루즈나 성룡 등 타국 팬들을 배려하는  세계적 스타들과 달리 일부 한류스타의 공인답지 않은 자세가 문제가 되기도 한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문효진 전문위원은 “한류 스타와 기획사가 팬들에 대한 감사나 상대 국가를 이해하고 다가가려는 자세를 취하지 않고 비즈니스로만 생각하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또한 타국에 대한 고정관념도 한국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 유발에 원인이 되기도 한다. 중국 유학생 천웨이(경영 1) 씨는 “미용실에 갔는데 ‘중국에서도 매일 머리를 감나요?’라는 질문을 받아 당황했다”고 말했다. 일본 유학생 화준(교육 3) 씨 역시 “‘일본인은 정이 없다’라는 한국인의 고정관념에 기분 나쁜 적이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문원 문화평론가는 “혐한 감정이 지속된다면 콘텐츠 수출에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관광을 유도할 콘텐츠 수출에 제한이 걸리면 자연스럽게 관광수입 감소까지 영향이 있을 것이다”고 위험성을 강조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 역시 “양방향으로 문화가 흐르지 않으면 문화 패권주의로 흘러가 혐한 감정은 더욱 심해질 수도 있다”고 설명하며 혐한 해결의 필요성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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