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국가대표 양호엽ㆍ이상민(스포츠과학부 1)

  “흰 돛과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던 드라마 주인공의 말처럼, 작은 배 한척에 삶과 꿈을 모두 맡긴 두 사람이 있다. 그들은 요트 국가대표 양호엽·이상민(스포츠과학부 1) 씨다.


  호엽 씨는 아버지를 따라 바다에 갔다가, 상민 씨는 그 친구를 따라 요트를 시작했다. 돈이 많이 드는 스포츠라 여겨지는 요트. 호엽 씨는 “지금 제가 쓰는 장비가 총 3000만원인데 협회에서 모두 지원받고 있어요”라며 “비인기종목이지만 5년 전부터 해양스포츠가 각광받아 비전도 있죠”라고 웃어 보인다.


  바람과 파도를 이용하는 요트는 부산의 여타 스포츠가 대부분 침체한 상황에서도 전국체전 5연패를 이뤄 유일하게 자존심을 세워주는 종목이다. 상민 씨는 “부산은 경기장도 잘 조성돼있고 해상 상태도 굉장히 좋아요”라며 “서해안은 썰물이면 힘들게 갯벌에 요트를 끌고 나가야하죠”라고 이유를 설명한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만났고 같이 요트를 탄지 6년이 되어간다는 둘도 경기 중에 의견이 맞지 않아 싸우기도 한다. “코스를 선택해야하는 상황에서 의견 충돌이 종종 일어나죠”라는 상민 씨의 말에 “이젠 거의 생각이 비슷해져서 잘 조율해요”라고 호엽 씨가 덧붙인다. 서로의 마음을 애인보다 더 잘 아는 것 같은 둘.
  여느 스포츠와 같이 훈련은 고되다. 하지만 훈련보다 더 힘든 것은 학업과 요트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 요트는 해가지면 바다로 나가지 못해 낮에 훈련을 할 수 밖에 없다. “실내스포츠나 다른 운동과 달리 학업을 끝내고 훈련을 하는 것이 불가능해요”라며 “일반학생들에게 미안할 정도의 혜택을 바라진 않아요. 열심히 훈련하는 시간만큼만 교수님들이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두 명의 국가대표는 입을 모은다.


  보통 요트 선수들은 해양대로 진학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은 국가대표임에도 우리학교를 택했다. 그 이유는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등록금이나 수업에 있어서 배려해 주겠다는 학교 측의 약속 때문. 호엽 씨는 “다른 학교엔 요트부가 있어 사소한 운동복부터 등록금까지 여러 가지 혜택을 받아요”라며 “운동을 하는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아쉬운 것이 사실이에요”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체육 인재들이 우리학교로 진학한 후에는 운동을 계속하기보다는 공부를 해서 지도자의 길로 가는 길을 택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친구들과 술도 마시고 한번쯤 취해서 강의실에 들어가 보는 그런 평범한(?) 대학생활을 해보고 싶어요”라며 웃음 짓는 두 사람.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그들의 요트 사랑은 아직 뜨겁다. “전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요트를 억지로라도 시킬 것 같아요”라는 호엽 씨와 “아시안게임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서 교수님들께도 알리고 학교도 알리고 싶어요”라는 상민 씨. 광저우에서 바다의 왕자들이 금빛물살을 가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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