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TNR' 사전 취재 단계에서 느낀 놀라움은 우리 주위에 고양이, 더 정확히 말해 길고양이를 사랑하고 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옳다구나!’ 싶었다. 이렇게 길고양이를 아끼는 사람들이 많으니 그들이 취재에 흔쾌히 응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기대는 반은 맞았고 반은 틀렸다. 길고양이 TNR 사업을 시행 중인 부산시청은 효율성, 동물학대방지연합은 길고양이 생존권 보장을 TNR의 취지로 꼽으며 답변을 했다. 반면에 드러내놓고는 아니지만 길고양이들을 위해 활동 중인 우리 학교 학생들은 입을 꾹 다물거나 우리 신문을 통해 길고양이의 존재가 부각되는 것을 최대한 피하고 싶어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들이 두려운 것은 고양이들이 입을 상처였다.
  얼굴에 테이프가 감긴 강아지, 맞아 죽은 고양이 등 매스컴에서 다루는 동물 학대는 먼 이야기가 아니었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이들은 우리 학교만 하더라도 이유 없이 길고양이들에게 해악을 가하는 이가 있다고 했다. 그들은 혹시라도 고양이들이 당할 보복이 무서워 길고양이에게 해코지하는 사람에 대한 처벌은 꿈꾸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기사를 쓰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이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없었던 것이다.


  확실히 1년에 최대 16마리까지 번식이 가능한 길고양이의 왕성한 번식력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도시와 자연 두 곳 모두 길고양이 삶의 터전이 될 수 있고 먹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길고양이 개체수가 무섭게 늘어간다. 그런 점을 들어 고양이를 극도로 싫어한다고 말하는 취재원도 있었고 길고양이들을 돕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태어나고 사는 것이 너의 잘못도 아닌데 태어나서 살았으니 행복하면 좋을걸’ 이라고 노래하는 김윤아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짧게 한 마디만 하고 싶다. TNR이라는 차악의 선택으로 생존권을 확보해야하는 길고양이들, 이제는 당신이 이해의 아량을 베풀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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