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약학대학 학제를 6년제로 개편하려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본부는 ‘약대 학제 전환 관련 학생 정원 조정안’을 내놓았다. 자연과학대학 소속 학과가 주로 감축대상으로 선정된 방안이 제시됐다. 이에 자연과학대학 소속 학과 교수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재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약대 학제 개편으로 타 단과대 정원 조정된다

약학대학 학제 개편 방안’에 따라 우리 학교 기존 학과의 정원 감축이 필요해졌다. 약학대학(이하 약대) 학제 개편 방안은 교육부가 2018년 발표한 것으로, 2022학년도부터 약대의 학제를 2+4년제와 통합 6년제 중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했다.  현행 2+4년제는 약대가 아닌 타 학과·학부에서 2년 이상 기초·소양 교육을 받은 뒤, 약대에 편입해 4년간 전공 교육을 이수하는 제도다. 새로운 제도인 통합 6년제는 고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학부 신입생을 뽑아 6년간 전공교육을 이수하도록 한다. 개편에 따라 지난 8월 우리 학교는 약대의 학제를 통합 6년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10월 중으로 교육부에 약대 학제 전환을 신청하면 교육부 승인 후, 오는 12월에 학칙 개정이 추진된다. 
 

이에 대학본부(이하 본부)가 약대에 필요한 신입생 정원 35명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 8월 31일과 지난달 4일엔 감축 대상 학과의 학과장에게 해당 안이 통보됐다. 또한 지난 7일 기획위원회에서 ‘약대 학제 전환 관련 학생정원 조정안(이하 조정안)’의 세부적인 사안이 확정됐다. 이는 15명의 인원은 약대에서 감축하며, 20명의 인원이 타 단과대학에서 줄어드는 안이다. 이에 따라△화학과 (4명) △생명과학과 (3명) △미생물학과 (3명) △분자생물학과 (3명) △식품영양학과 (1명) △화공생명·환경공학부 (1명) △물리학과 (1명) △수학과 (2명) △지질환경과학과 (1명) △대기환경과학과 (1명)가 인원 감축의 대상이다. 이는 20명의 감축인원 중 18명이 자연과학대학(이하 자연대) 소속이라는 의미다. 본부는 자연대에 공개한 자료를 통해 약대 교육과의 관련성, 정원 감축 이력 등 제반 사항을 고려하여 정원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화학과 △생명과학과 △미생물학과 △분자생물학과의 경우, 현재 약대 편입학 수요가 많아 감축 인원을 높게 배치했다는 입장이다.
 

협의 없는 일방적인 통보 비대위 “받아들이기 어려워”

정원 감축 대상 학과가 대부분 자연대 소속이기에, 자연대 교수들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구성해 재논의를 요구했다. 본부 측은 자연대에 감축 인원이 집중된 이유에 대해 약대 편입학 수요가 많기 때문이라 밝혔지만, △물리학과 △수학과 △지질환경과학과 △대기환경과학과의 경우 약대 편입학 수요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비대위는 교무회의 절차의 형평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교무회의 참석 인원인 31명 중 12명이 본부 소속 인사이기에, 본부의 입장이 반영된 안건을 통과시키기 쉽다는 것이다. 정재훈(분자생물학) 비대위원장은 “본부 측의 인원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사안을 결정하는 게 형평성에 맞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교무회의에서 소위원회 결정안을 바꾼 이유를 제시하지 않은 점도 지적됐다. 소위원회는 교무회의 안건에 대해 미리 논의하는 기구다. 김현민(수학) 학과장은 “소위원회에서 약대 외 단대에 영향이 없는 방식으로 잠정 논의됐으나 교무회의에서 안이 바뀌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번 안이 충분한 소통없이 논의된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감축 대상 학과들은 지난 8월 31일 이전, 조정안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고 전했다. 정재훈 비대위원장은 “이전에도 필요에 따라 정원을 감축했지만 반대가 심하지 않았던 것은 이유가 납득 가능했기 때문”이라며 “이번에는 해당 학과와의 합의 없이 진행된 만큼 받아들이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또한 비대위 측은 조정안이 최종적으로 결정되는 오는 15일 교수회·대학평의원회 심의와 27일 교무회의 심의 전에 원만한 합의를 진행하길 요청했다. 
 

대안 마련한다고 했지만... 실질적 대안 아냐

자연대에 제출된 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본부는 정원 감축 대상 학과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 학교 약대의 경우 지난 8월, 타 단과대학에서 정원을 감축하는 대신 반대급부를 제공하는 타협안을 제시한 것이다. 조교를 2명 감축하고, 교육공간(△중형 2개 △소형 4개 △PBL실 4개)을 타 학과와 함께 사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본부는 약대 학제 전환을 위해 정원을 조정한 학과는 차후 구조조정의 대상이 아니라는 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조정안을 둘러싼 각 주체의 의견이 여전히 모이지 않았으며 본부에서 제시한 대책이 실질적인 대안으로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여전히 문제가 있다. 이에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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