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열린 국정감사에서 우리 학교 차정인 총장이 수의과 대학과 부속동물병원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수의사 업계가 반대하고 나서 원활한 추진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수의과대학(이하 수의대) 추진 TF팀에 따르면 우리 학교는 현재 수의대를 신설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우리 학교의 생명 관련 단과대학으로는 △간호대학 △의과대학 △정보의생명공학대학 △한의학전문대학원 △치의학전문대학원이 있다. 여기에 수의대 연구 인력이 더해진다면 최근 전세계적 관심사로 떠오른 인수공통감염병 연구와 같은 통합의료 연구가 가능해진다. 

추가로 기존에 활동하고 있는 수의사와 다른 분야의 인력을 배출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수의대 추진 TF팀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의사 중 81%는 반려동물 치료를 담당하고 있다. 이에 비해 산업 동물 치료에 종사하는 수의사의 수는 부족한 편이다. 특히 산업 동물 전문 수의사 중 65% 정도가 50대 이상으로, 이미 노령화가 진행된 상황이다. 가축질병이나 인수공통감염병 등과 같은 분야에 산업 동물 수의사가 필요한데 반해 젊은 수의사들이 지원을 기피하고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우리 학교에서는 산업 동물 전문 수의사를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김건일 의무부총장은 “우리 학교가 수의대를 유치한다면 산업 동물 전문 의사 배출을 위해 힘쓰겠다”라며 “산업 동물 연구에 특화되는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해서 학생들에게 내적 동기를 유발하는게 목표”라고 전했다.

하지만 대한수의사회에서는 우리 학교 수의과대학 유치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미 수의사 인력이 넘치는 상황에서 수의대를 신설하는 건 수의사업계를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 학교 측은 반려동물 증가 추세를 수의대 신설의 근거로 들었다. 반려견의 수가 늘어나는데 비해 수의사 정원이 30년째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4년 반려견 등록제 실시 후 반려견 등록 건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19년에는 전년도 상승 비율 대비 등록 건수가 443% 늘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추세에 비해 수의대 정원은 1989년을 마지막으로 증가하지 않은 상황이다. 김건일 의무부총장은 “반려견 수와 반려 문화 수준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우리 학교가 40명 정도의 정원을 늘리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상대학교 수의대에서도 우리 학교 수의대 신설에 반발하고 나섰다. 우리 학교 전호환 전 총장이 양산캠퍼스에 전문 동물병원을 신축, 상호 연구 협력을 추진하겠다며 경상대와 MOU를 맺었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가 수의대를 설립할 경우 MOU는 사실상 파기된다. 김건일 의무부총장은 “양산캠퍼스에 타 대학의 동물병원이 자리 잡게 되면 그 토지는 타 대학의 것으로 본다”라며 “우리 학교가 학내 부지에 직접 수의대를 유치해 동물병원을 짓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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