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예술연구회가 임시로 배정받은 학생회관 208호에는 아직도 다른 동아리의 짐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극예술연구회가 임시로 배정받은 학생회관 208호에는 아직도 다른 동아리의 짐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문창회관에 있는 틈새학습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일부 동아리가 활동 공간을 비워야 한다. 하지만 적절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

문창회관 3층이 틈새학습공간으로 개편되면서 동아리방의 이동이 불가피하게 됐다.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문창회관 3층에 틈새학습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총학은 공실을 확보하기 위해 해당 공간에서 활동하는 중앙동아리 극예술연구회와 자연과학대학 동아리 덩커에 퇴거를 요청하고 임시 동아리방으로의 이동을 제안했다.

하지만 두 동아리는 대안으로 마련된 공간이 동아리 활동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극예술연구회는 지난달 총학으로부터 학생회관 208호를 임시 동아리방으로 제안받았다. 그러나 해당 공간은 삼각형 구조의 좁은 방으로, 약 100명 규모인 극예술연구회의 동아리방으로는 매우 협소한 상황이다. 덩커 역시 갑작스러운 퇴거 통보와 낙후된 시설에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덩커는 지난 10일 문창회관의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아래에 있는 공간을 배정받았다. 해당 공간은 기존에 창고로 사용되던 곳이었다 . 덩커 박민서(수학 18) 회장은 “이번 달에 당장 공사를 진행한다는데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방을 옮기게됐다”라며 “학생복지를 위해서라지만 정작 원래 사용하던 학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같다”라고 전했다.

또한 극예술연구회는 208호를 임시로 배정받게 되면서 이후 정식 동아리방 배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부산대학교 동아리연합회칙>에 따르면, 중앙동아리의 동아리방은 동아리연합회 산하‘동아리방조정위원회’가 배정한다. 이때 동아리방이 없거나 공용으로 사용하는 동아리가 활동 공간을 우선 배정받는다. 이에 208호를 사용하게 되면 배정에 있어 우선 순위를 빼앗기는 것이다. 극예술연구회 김서영(미생물학 19) 회장은 “총학과 동아리연합회는 추상적인 전망만 제시하니 당사자인 우리는 답답할 노릇”이라며 “정식 동아리방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듣거나 공증조차 받지 못한 상황에서 무작정 208호로 옮기기 곤란했다”라고 전했다. 극예술연구회의 거처를 208호에 마련해 준 동아리연합회 역시 극예술연구회의 주장에 동감했다. 동아리연합회 박경화(식품영양학 19) 회장은 “현재 회칙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지해 이를 시정할 예정”이라며 “차후 회칙 개정을 통해 아라·마루와 같은 공용 공간을 동아리가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대체 공간을 마련하는 데 있어 문제가 끊이질 않자, 틈새학습공간 사업을 강행하는 것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가 일기도 했다. 동아리 활동을 유지할 수 있는 적절한 대체 공간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됐다는 것이다. 극예술연구회 이규성(경영학 16) 부회장은 “공사가 예정됐다는 이유만으로 갑자기 동아리방에서 나가게 됐다”라며 “대안없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각 주체는 동아리방을 둘러싼 문제가 하루아침에 생긴 일이 아니라는 점에 모두 동의했다. 건물의 관리 주체가 분산돼있고,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학내 공간이 현저하게 부족한 문제가 누적된 결과라는 것이다. 극예술연구회와 덩커는 각각 동아리연합회와 자연과학대학 소속이지만, 총학이 관리하는 문창회관에 동아리방을 두고 있었다. 이에 극예술연구회의 동아리방이 동아리연합회 관할의 학생회관으로 이전하면서 퇴거와 재배정을 관리하는 주체가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총학 △극예술연구회 △동아리연합회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적절한 공간을 배정받을 수 없었다. 덩커의 경우 자연과학대학 건물에는 활용 가능한 공간이 없는 탓에 문창회관의 잉여공간인 계단 아래 공간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이대훈(기계공학 15) 부총학생회장은 “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더 나은 공간을 제공할 수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퇴거 과정에서 기존 동아리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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