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시선에 두 번 상처 받는 미혼모

  미혼모란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출산한 여성을 의미한다. 2009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발표한 ‘미혼부모의 사회통합방안 연구’에 따르면 연령별로 20~24세의 연령분포가 31.8%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19세 이하가 30.6%, 25~29세는 20.9%, 30세 이상은 16.7% 순으로 나타났다.

실질적인 어려움과 학내구성원 반응
  미혼모들은 경제적, 정서적 어려움과 더불어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 때문에 힘들어한다. 서울특별시 한부모가족지원센터 이오상 씨는 “미혼모들은 혼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아이를 가져 주로 경제적으로 힘들다”며 “기존 가족과 단절되는 정서적 어려움을 겪으며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미혼모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우리나라의 결혼 중심적 출산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국미혼모네트워크 권희정 사무국장은 “서구 유럽의 경우 결혼 제도 없이 양쪽이 합의 해 아이를 낳는데 이때 사회적 차별이나 낙인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우리나라도 혼인 유무에 상관없이 결혼과 출산을 분리해 생각하는 유연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지난해 수업 시간에 미혼모와 관련된 이야기를 접했다는 정지환(행정 4) 씨는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미혼모에 대한 인식과 지원 정책이 부족한 편”이라며 “미혼모들이 움츠려들지 않게 사회적인 인식 변화와 함께 지원정책에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민간단체의 지원
  여성가족부는 △미혼모·부자 지원기관 운영 △미혼모자시설 입소지원 △청소년 한부모 자립지원 등 미혼모를 지원하는 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산하 미혼모 지원정책을 담당하는 ‘위드맘’ 백수현 사무관은 “사회의 부정적인 시선 때문에 미혼모가 떳떳하게 자신이 미혼모라는 사실을 밝힐 수 없다”며 “미혼모도 다양한 가족의 한 형태로 인식하고 그들을 포옹하는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민간단체 월드휴먼브리지에서 운영하는 ‘파구스’라는 카페는 모든 수익을 미혼모 지원 사업에 후원하며 미혼모 일자리 창출에 힘쓴다. 파구스 카페 이순도 사업단장은 “미혼모 채용을 중점으로 두기보다는 카페의 이익금으로 미혼모의 거주와 바리스타·제빵과 같은 기술 분야를 지원해준다”고 밝혔다.

지원 정책의 허점과 개선방향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권희정 사무국장은 “미혼모의 연령대가 다양해졌음에도 미혼모에 대한 정책들은 청소년 미혼모 지원 정책에만 한정돼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미혼모에 대한 실질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청소년 미혼모들의 학업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안학교의 경우 기존에 다니던 학교를 중퇴하지 않으려면 임신 사실을 학교에 알려야 한다. 미혼모 보호시설 ‘생명누리의 집’ 강연숙 원장은 “기존에 다니던 학교에 자신이 미혼모가 됐다는 사실을 보고해야 출결을 인정해준다”며 “이 사실을 밝히지 않고 대안학교에 가려면 중퇴를 해야 한다”며 미혼모 대안학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최근 미혼모와 관련한 주요한 변화는 자녀를 양육하려는 미혼모가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이미정 박사는 “아이를 입양 보내지 않고 스스로 키우려는 미혼모를 위해 정부는 복지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경제적 어려움으로 양육과 입양 사이에서 망설이는 미혼모에게 양육지원이 보장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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