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대학로’가 최근 국제신문 <창조도시 부산 DNA를 찾아라> 특집 기획으로 다시 한 번 화두로 떠올랐다. 이를 통해 유명무실해진 우리학교 대학로와 경성대·부경대 대학로(이하 남구 대학로)의 어제와 오늘, 내일에 대해 각 대학 주체와 전문가들이 담론의 장이 만들어졌다.


  특히 우리학교 대학로는 80년대에는 민중예술의 거리 공연장, 90년대에는 인디밴드 공연 등 한 시대의 문화 코드를 선도했지만 그 후 과도한 자본의 유입과 대학생들의 개인화로 현재 대학가 문화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러한 위기의식으로 금정구청, 외부 문화 단체에 의해많은 축제들이 생겼지만 그 어떤 축제도 지속적으로 살아남지 못해 ‘대학로 살리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대학로에 관한 학교 구성원들의 미온적인 태도를 꼬집었다. 문화소통단체 숨 차재근 대표는 “대학로, 대학가 문화는 외부 단체가 아닌 대학생이 만든 대학문화에 좌지우지된다”며 “부산대의 대학 문화가 없는 실정에서는 대학로 문화도 존재할 수 없다”고 답했다. 희망제작소 김해창 부소장 역시 “부산대 총장을 비롯한 교직원 역시 부산대 대학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달 17일에 열린 ‘부산대 앞 청년창조지구 조성 대토론회’에 부산대 교직원이 참여하지 않는 등 미온적 태도에 대한 참가자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축제의 일회성 역시 대학로 살리기에 실패한 이유 중 하나. 김해창 부소장은 “관의 지원으로 이뤄진 많은 축제들이 단기적이고 외형적인 성과주의로 접근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생활기획공간 통 송교성 대표는 “관, 상가번영회 등 외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부족하다”며 “부산회춘프로젝트도 지속적인 지원 부족에 의해 축제가 일회성으로 끝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남구 대학로는 경성대, 부경대, 동명대, 부산외대, 부산예술대 5개 대학이 밀집돼 유동인구가 많아 떠오르는 대학로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짧은 대학로 역사와 지나친 상업화로 인한 임대료 폭등은 남구 대학로 문화공간의 소멸을 유발한다. 음주문화공간 ‘다락’ 조완준 대표는 “대학로 정체성도 세워지지 않은 마당에 임대료까지 너무 비싸 소규모 문화공간이 떠밀려 나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남구 대학 구성원들의 참여가 높은 점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 김해창 부소장은 “부산대와 달리 경성대, 부경대 등의 총장과 교수들의 참여가 높아 남구 대학로의 미래가 밝다”고 말했다.


  또한 부산의 대학로를 대학로답게 만들기 위해서는 부산지역만의 특성이 필요하다. 부산문화재단 남송우 대표는 “홍대 거리처럼 공연과 전시로 이뤄진 대학로가 이상적인 대학로는 아니다”며 “부산 지역 대학교만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이를 특화해야 부산만의 대학가 문화가 생겨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차재근 대표는 “총학생회나 학교 내 단체에서 클럽이나 서점 등 문화 공간을 학교 학생들에게 제공해 자연스럽게 대학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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