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올림픽과 월드컵을 치렀고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부산은 아시안 게임을 치렀다. 또한 다가올 2018년에는 우리나라가 평창에서 동계올림픽도 개최한다. 이제 우리나라도 명실 공히 세계에 내세울 수 있는 큰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대회의 규모에 적합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대구에서는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육상선수들이 육상선수권대회에 참여했다. 조직위원회가 이 대회를 4년 이상 준비한 만큼 대구 시민들의 기대도, 미디어로 소식을 접한 필자의 관심도 크다. 하지만 실제로 이 대회가 대구 시민, 아울러 세계인들을 위한 것이 아닌 조직위원회와 고위급 관리들을 위한 재롱잔치가 되어버린 것만 같아 안타깝다.

  관중들은 관람을 희망하지만 입장료조차 비싼 현실과 관중석이 텅텅 비는 사태는 이번 대회의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육상부문에서 국내 선수들이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육상의 대중화를 위해서라도 관중을 유치해야 하고 외국에서 온 선수들이 응원 받을 수 있도록 경기장에 관중을 유치하는 것이 필수 불가결하다.

  조직위가 예산 부족만을 운운하며 ‘나 몰라라’ 할 때가 아니라 대구 시민에 한해서라도 입장료를 인하하는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 관람을 희망하는 관중이 있는 데도 비싼 입장료 때문에 관람을 포기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애초에 조직위가 계획한 수익을 거둘 수가 없다. 국제대회 특성상 흑자를 내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을 얼마 전에 들은 적 있다. 멀리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달콤한 흑자를 위해 지금 눈에 보이는 적자를 감수 하려고만 하면 안 된다.

  이제 우리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발판삼아 또 다른 국제대회인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해야 한다. 오랜 기간 동안 땀과 눈물을 흘리며 준비했고 온 국민들의 힘을 모아 성취해낸 만큼 지금까지와는 다른 운영체제를 정립해야한다. 이번 대구대회와 같은 안일한 태도로 운영한다면 외신을 통해 개최국의 태만함이 세계에 일파만파 알려지게 돼 다음 국제대회 개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적어도 국제대회를 치르려면 국제대회를 치를 수 있는 형태를 갖춰야한다. 겉으로만 화려하고 내실이 없는 ‘빛 좋은 개살구’가 되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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