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주익 씨가 못해 봤던 일, 너무나 하고 싶었으나 끝내 못했던 내 발로 크레인을 내려가는 일을 꼭 할 겁니다”.


  지난 1월 6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지역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이하 김진숙 위원)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크레인에 오른 다음날 했던 말이다. 그는 이 말을 309일 후 지키고야 말았다. 그가 크레인을 한발 한발 내딛으며 내려와 환호에 가득찬 함성들에게 전했던 가장 짜릿한 말은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 이 짜릿한 모든 순간을 독자에게 전하기 위해 부대신문이 또다시 영도를 찾아갔다.

  지난 1월 6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지역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이하 김진숙 위원)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크레인에 오른 다음날 했던 말이다. 그는 이 말을 309일 후 지키고야 말았다. 그가 크레인을 한발 한발 내딛으며 내려와 환호에 가득찬 함성들에게 전했던 가장 짜릿한 말은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 이 짜릿한 모든 순간을 독자에게 전하기 위해 부대신문이 또다시 영도를 찾아갔다.


  #상황1. 본래 김진숙 위원이 내려오기로 한 지난 9일. 한진중공업 노사대표단이 정리해고자 94명을 1년 내에 재고용하기로 하는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가 개최한 ‘정리해고 교섭합의안에 대한 임시 조합원 총회’에서 조합원들의 투표로 이 합의안이 통과되면 김진숙 위원과 사수대 박성호, 박영제, 정홍영 조합원은 고공농성을 중단하고 크레인에서 내려오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사측의 요청으로 경찰병력이 크레인 밑으로 투입돼 총회가 무산되고 김 위원은 “이런 경찰과 사측을 믿고 정리해고 반대를 위한 농성을 풀 수 없다”며 크레인에서 하루를 더 보내야만 했다.


  #상황2. ‘D-day’. 전날 무산된 총회가 오후 2시 한진중 내 단결의 광장에서 다시 진행됐다. 총회에는 정리해고철회 투쟁위원회(정투위) 소속 조합원들을 포함해 지회 전체 조합원 809명 중 509명이 참석해 만장일치로 잠정합의안이 통과됐다. 환희에 찬 조합원들은 <철의 노동자>,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을 부르며 김진숙 위원과 사수대가 있는 85크레인 밑으로 이동했다. 3시 30분께 그들은 마침내 땅을 다시 밟았고 한진중 정문 앞에서 기다리던 수많은 시민들과 인사를 나눈 뒤 동아대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번 한진중 사태는 ‘해고노동자 복직’이라는 성과를 이뤄냈고 쌍용, 유성 등 현재 34개의 사업장에서 정리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이와 관련한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줬다. 더욱이 취업난에 허덕이는 대학생들에게는 진일보한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는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 비정규직 문제는 한국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고 이제 노동자가 될 대학생들이 가장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은 정규직 이외의 고용형태를 말하며 같은 일을 하고도 정규직보다 낮은 임금을 받고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언제든 해고당할 수 있는 등 고용이 불안정하다. 또한 고용환경이나 퇴직금 등의 복지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다. 이런 비정규직의 열악한 상황 때문에 대부분 대학생들은 ‘비정규직이 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스펙쌓기에 열중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 비정규직이라도 되려고 애쓰는 학생들이 얼마나 많은가. 지난달 28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비정규직 숫자는 지난 8월 기준 599만 5,000명으로 사상최대규모다. 또한 비정규직 규모를 집중 추적해온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지난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비정규직 숫자는 831만 명으로 전체 임금 근로자 1,706명의 48.7%에 달한다.


  우리는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비정규직의 고용·복지·권리 시스템이 확고해야 대학생들도 안정적인 취업을 하고 취업 후에도 갑작스런 구조조정 때문에 실직될 우려를 덜 수 있다. 1%만 쫓는 힘겨운 삶을 살지 않으려면 비정규직 문제, 특히 정리해고자 문제를 해결하고자 309일 동안 농성했지만 결국 병원에서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김진숙 위원이 던진 희망의 메시지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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