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의 인터넷 규제가 거세지자 네티즌들이 국내 메일과 블로그 계정을 해외로 옮기고 있다.

 
   사이버 망명이 증가한 데는 수사기관의 무리한 이메일 압수 수색과 이에 동조한 일부 포털이 사용자의 동의없이 자의적으로 게시글을 삭제하거나 비공개로 변경한 데 있다. 이에 사생활과 표현에 불안을 느낀 네티즌들이 계정을 해외로 옮기고 있는 것이다.

 
  안현우(철학 2) 씨는 “이글루스 블로그에 농심 라면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사실을 게제했는데 나도 모르게 글이 비공개로 처리됐다”며 “이글루스 블로그의 모든 게시글을 삭제하고 계정을 해외로 옮겼다”고 말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기존 포털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대안포털을 만들고 있다. 세계정의아고라포럼은 ‘사이버 개척지’를 표방하여 현재 7천명이 넘는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무망’이라는 아이디를 쓴 네티즌은 “중국구글은 중국정부의 압박으로 천안문 사태와 대만독립의 검색을 막았다”며 “기업체는 권력에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실에서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상반기에 국내 포털 메일에 대한 압수수색이 3360건이나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사실이 한 건도 당사자에게 통지되지 않았다. 박영선 의원 관계자는 “지난 5월에서야 이메일 압수수색을 할 경우 사후 통고를 할 수 있도록 한 개정안이 발효되었다”며 “오는 정기국회에서는 영장 발부 요건을 강화하고 압수한 이메일의 기간을 한정하도록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승균(법학) 교수는 “수사기관에서 사전영장 없이 관련 이메일을 포털에 요구할 경우 포털은 이를 제공할 의무가 없다”며 “포털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지 못하면 네티즌이 이에 대해 포털 측에 저항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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