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언론 위기라는 말은 항상 어딘가에 남아 있는 일상적인 단어처럼 숨 쉬고 있었다. 적어도 문창회관 3층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들의 일상에는 아주 가까운 단어였다. 기사를 만들어 내는 사람도, 간혹 그 기사를 읽는 사람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수면 위로 드러내고 정면으로 마주하기에는 우리는 많이 바빴고 피곤했다.

세상이 변한다는 사실을 체감하는 것아는 것은 인문대와 경암체육관의 높이만큼 차이가 있다. 변화 속에 일상을 흘려보내는 사람들은 그것이 변화인줄 좀처럼 깨닫지 못한다. 태풍이 요란스럽더라도 그 가운데의 눈 속에 있기 때문에 오직 고요만 알 수 있는 사람처럼 말이다.

지난 2015부대신문1500호를 맞이해 모처럼 언론 3사가 모여 대학언론 위기에 대한 불안을 토로한 적이 있다. 그 후일담을 얼핏 들었는데, 그 뒤로 아무것도 바뀐 것은 없었다. 눈앞의 마감이 더 급했기 때문에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민은 잠시 미뤘을 수도 있다. 혹은 위기가 아닌 척 어떻게든 사람 자체로 막아보는 게 더 쉬운 방법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몇 년이 지나 코로나 시대로 인한 전례 없는 변화에 부산대 언론사는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상투적인 말이지만 복합적이었다. 시대가 바뀌면서 학생기자에게 책임과 의무를 막연하게 강요할 수 없었고, 비대면 캠퍼스 생활 속에 새 학생기자 찾기는 더욱 힘들었다. 종이보다 디지털 활자가 더 익숙한 독자들에게 디지털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못한 대학언론은 머나먼 이방인이었다. 그제야 우리는 모르는 척 접어 두었던 위기를 다시 꺼내 제대로 보기 시작했다. 위기는 늘 잔재했지만 그 실체를 눈으로 확인한 다음에야 그것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진실로 체감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겨울, 부대신문·효원헤럴드·부대방송국 언론 3사는 채널PNU’라는 이름으로 창간 이래 최초로 함께라는 의지를 다졌다. 독립된 기관으로 걸어온 세월이 너무나 길었기에 언론 3사의 의지를 공통적으로 투합하는 건 쉽지 않았다. 모순적이게도 잠시의 무너짐 덕분에 우리는 여러 방면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같은 이름 아래 모여 최초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채널PNU는 취재팀과 소통팀, 방송뉴스팀, 영문뉴스팀, 영상제작팀, 양산제작팀, 밀양제작팀으로 조직을 기능적으로 정비해 협업을 통해 부대신문, 효원헤럴드, 부대방송국이라는 세 매체를 온라인 기사(영상)과 뉴스레터, 인쇄물로 만들며 독자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려 한다.

변화를 알고 가는 사람과 모르고 가는 사람의 길은 다르다. 지나간 시간 속에서 우리는 변화인 줄 모르고 걸어갔으나 이제는 분명하게 이것이 변화인 줄 안다. 그러니 남은 일은 제대로 나아가는 것이다.

채널 PNU 취재팀(부대신문) 이채현 편집국장
                     채널 PNU 취재팀(부대신문) 이채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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