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진(행정학) 교수 주도 프로젝트
-교내 시큐리티폴 인지도·실효성 낮아
-"시큐리티폴 보완·CCTV 확대 필요"

대학생과 연구자가 손을 잡고 우리 대학 부산캠퍼스 치안을 점검하는 치안리빙랩이 전국 최초로 열려 눈길을 끈다. 이들은 부산캠퍼스 교내외의 체감 치안 수준이 높지는 않다고 진단하고 시설물 보완과 이용 방법 홍보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지난 4월 5일 개최된 치안 문제점 및 개선방안 논의 세미나에서 포토 보이스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신유준 기자]
지난 4월 5일 개최된 치안 문제점 및 개선방안 논의 세미나에서 포토 보이스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신유준 기자]

리빙랩은 수요자와 현장 중심의 문제해결 방법 가운데 하나로 시민이 삶 속에서 사회문제의 해법을 찾는 활동이다. 부산자치경찰위원회가 최근 시민의 치안 수요에 따른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치안리방랩을 전국 최초로 시행할 것이라 밝혀 주목받았는데 이보다 앞서 우리 대학 정혜진 교수(행정학)가 치안리빙랩을 주도해 전국 최초의 사례가 됐다. 정 교수는 이번 치안리빙랩은 공급자 입장이 아니라 수요자의 입장에서 생활 속 불편함을 끊임없이 개선해 나간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오영삼(부경대, 사회복지학) 교수, 허원빈(부경대, 사회복지학) 교수, 우리 대학 학부생 및 대학원생 6명과 함께 지난 38일부터 한 달간 부산캠퍼스의 체감 치안 수준과 치안 문제점 및 개선방안을 연구했다. 지난 45일에는 우리 대학 사회관에서 세미나를 열고 한 달간 진행해온 점검 결과를 공유했다. 특히 직접 촬영한 사진을 함께 보고 아이디어를 확장하는 포토보이스(photo voice) 방식을 활용했다.

이들은 점검결과, 우리 대학 교내외의 체감 치안 수준이 높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먼저 교내 시큐리티 폴’(Security Pole)에 대한 학생들의 인지도가 낮다고 지적했다. 시큐리티 폴은 비상벨, 적외선CCTV, 경광등 기능이 종합된 보안장치이다. 이 비상벨을 누르면 보안 회사 에스원으로 연결되는 동시에 카메라 녹화가 시작된다.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이 시큐리티 폴의 사용법을 모르거나 아예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미나에 참석한 정채윤(가명) 씨는 포토보이스 활동을 하면서 저 시설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실제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교내 외 CCTV가 적고, 가로등이 적어서 밤에 캠퍼스가 어둡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참석자 이세연(가명) 씨는 “CCTV가 적으면 범죄 발생시 증거자료를 확보하기 어렵다“CCTV가 작동하고 있을 때 사람들이 훨씬 안전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복도 등에 설치를 확대해야한다고 말했다. 조현서(가명) 씨도 일반인들의 체감 치안 수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두움이기 때문에 어두운 골목실의 CCTV와 가로등 설치 확대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셉테드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교내 화장실 비상벨에 대한 효용성에 대한 의문도 대두되었다. 우리 대학 화장실의 칸마다 설치된 '비상벨'의 경우 '위급 시 누르면 출동합니다'라고 안내되어 있다. 하지만, 양지민(가명) 씨는 지인이 화장실 비상벨을 실수로 눌렀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적이 있다. 일시적인 고장일 수 있지만 위기 시 비상벨이 무용지물일 수 있단 불안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안심화장실이라는 포스터가 붙어있는 곳이 많은데 주기적으로 몰카 탐지를 한다고 홍보하지만 실제로는 주기적인 점검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육안으로 대강 살피는 것으로 점검을 대체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시큐리티 폴의 실효성과 낮은 인지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홀로그램 디자인의 시큐리티 폴 설치도 논의 중이다. 오 교수는 우리가 논의하고 있는 3D형태의 시큐리티 폴은 위험 발생 시 공중에 떠있는 마크나 문구 홀로그램을 만지면 즉각 보안회사로 신고 되는 방식이다. 이는 기존의 시큐리티 폴보다 운영비용이 저렴하고, 가시성도 높으며, 문구 수정도 훨씬 용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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