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에 재학 중인 유학생들의 생생한 자국 이야기를 듣는 시리즈, ‘Explore the World’. 2024학년도 첫 주인공은 베트남에서 온 비엣(NGÔ THANH VIỆT)(국제전문대학원, 19) 씨다. 동남아시아에 있는 베트남은 남북 분단과 전쟁을 겪은 역사가 있다는 점에서 한국과 유사한 아픔이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채널PNU>는 지난 2월 21일 서면 인터뷰로 비엣 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베트남 중부의 작은 지방 '푸옌(Phu Yen)'에서 온 탄 비엣입니다. 올해로 6년째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고, 현재 우리 대학 국제전문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어요. 저는 한국, 그중에서도 부산을 유난히 좋아합니다. 부산에서 다양하고 맛있는 한국 전통 음식을 먹었고, 부산의 아름다운 풍경에 빠졌습니다. 또, 저는 부산 사람을 좋아합니다. 정말 상냥하고 친절해요.

△한국에 유학을 오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제가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꽤 특별합니다. 제 이름은 베트남어로 NGÔ THANH VIỆT인데요. 제 친척이 말하기를 제가 태어났을 때 모습이 꼭 한국인 같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국의 '한'자를 따 제 별명을 ‘HAN’이라고 지었대요. 이 특별한 이름 덕분에 한국에 대해 더 배우고 탐구하고 싶었고, 한국에 유학 오게 되었습니다.

이름을 계기로 찾은 한국에서 생활하며 제 이름을 더 사랑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베트남에서는 서로를 성으로 부르지 않고 마지막 이름으로 부르기 때문에 비엣으로 불렸죠. 사실 어렸을 때는 저는 제 이름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여자에게 흔한 이름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유학하며 비엣이라는 이름이 저의 정체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이름이라는 것을 느끼고 점점 더 사랑하게 됐습니다. 제 이름은 베트남(Vietnam)의 일부분(Viet)이니까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비엣이라는 이름을 정확히 발음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설명하지 않아도 제가 어디서 왔는지 쉽게 알 수 있죠.

△전공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현재 국제전문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으로 국제물류 및 항만관리를 공부하고 있어요. 이 전공 자체가 제가 부산대를 선택한 이유입니다. 부산에 있는 대학 중에서 이곳에 제가 가장 공부하고 싶은 과가 있었던 거죠. 국제물류 및 항만관리는 제가 베트남에서 이미 기초를 배운 과목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저는 한국의 모든 것에 호기심이 많아서 한국의 문화와 역사, 사회에 대해 깊게 이해하기 위해서 두 번째 전공으로 한국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태어난 고향을 소개해 주세요.

-고향 이름은 푸옌(Phu Yen)이고, 번영하고 평화로운 땅이라는 뜻입니다. 베트남 중부의 작은 해안 지역이에요. 2021년 기준 인구는 약 100만 명입니다. 푸옌은 베트남 현대사에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푸옌이 현대 베트남 역사에 끼친 가장 큰 영향을 말하라고 하면, ‘붕로 항구’를 꼽을 수 있습니다. 붕로 항구는 1960년대 미국과 전쟁할 때, '노 넘버' 배들이 무기를 수송하던 호찌민 항로의 중요한 도착지였던 곳입니다. 베트남 북쪽에서 남쪽에 있는 아군들을 도우려고 무기 등을 조달한거죠.

△푸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지질학적 위치 덕분에 제 고향은 베트남에서 가장 잘 알려진 참치 낚시와 참치 수출 지역 중 하나입니다. 만약에 푸옌에 방문한다면 참치 눈 스튜를 꼭 먹어봐야 합니다. 참치 눈 스튜는 특별하고 영양분이 많은데 이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곳은 푸옌밖에 없습니다. 참치 눈 스튜는 참치 눈을 깨끗하게 씻은 후에 작은 그릇에 넣고 대추, 기자 등의 한약과 채소와 함께 푹 끓인 음식입니다. 그리고 푸옌은 바다를 끼고 있는 아름다운 자연 환경 덕분에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푸옌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제 고향은 자연의 아름다움 덕분에 관광객에게 더 매력적인 곳입니다. 매력 중 하나만 꼽기는 어렵지만, 저는 무이디엔 등대를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이 등대는 매일 일출을 맞이하는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드넓은 바다가 뻗어 나와 상쾌한 바닷바람을 들이마실 수 있습니다. 게다가, 근처의 아름다운 모래 해변에서 밤새워 캠핑할 수도 있고, 광활한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면 그림 같은 자연에 흠뻑 빠질 수 있어 더 매력적입니다.

△고향에 추천하고 싶은 식당이나 장소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제 고향인 푸옌에 방문한다면 멋진 닭밥을 파는 식당, '껌가뛧늉'을 추천합니다. 닭밥 요리는 강황과 특유의 노란빛이 감도는 최상급 쌀알로 지은 밥이 특징입니다. 닭살이 신선하고 맛있습니다. 특히 베트남 전통 느억맘 소스는 소금에 절인 생선을 발효시켜 만든 소스로, 요리에 넣으면 특별한 진한 맛이 나서 좋습니다. 사실, 느억맘 소스는 베트남 음식 대부분에 들어가는 전통 소스입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곳 중에서 베트남의 어떤 곳을 추천하고 싶나요?

-‘손둥 동굴’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퐁냐께방 국립공원 안의 보짝현에 있는 이 동굴은 세계에서 가장 큰 자연 동굴 중 하나로 유명합니다. 손둥 동굴에는 거대한 종유석, 석순, 동굴 진주, 지하 강, 돌리네, 그리고 심지어 동굴 안에서 자라는 큰 숲이 생태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동굴에 들어가면 동굴을 뚫고 지나가는 거대한 태양 광선과 독특한 생물체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굴의 독특한 생태계를 온전히 보존하기 위해 동굴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을 제한하고 있어요. 동굴 내부로 들어가려면 먼저 1인단 3,000달러(한화 약 400만 원)의 비용이 드는 탐험대 투어를 예약해야 합니다. 비싼데도 불구하고 인기가 많은 이 투어엔 전 세계 탐험가들이 모이고 있어요. 손둥 탐험대는 이미 올해 예약이 꽉 찼고, 현재 다음 해 투어 예약이 시작됐습니다. 이 거대한 동굴을 방문한다면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베트남의 기후는 어떤가요?

-베트남은 남북으로 긴 나라입니다. 때문에 북쪽의 날씨와 남쪽의 날씨가 다릅니다. 만약 베트남 여행을 한다면 방문할 지역에 따라 기후를 확인해야 해요. 북쪽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이 있습니다. 겨울인 11월부터 2월 사이 북쪽 지역에 간다면, 따뜻한 옷은 꼭 챙겨야 합니다. 하지만 남쪽에는 11월부터 4월까지의 건기와 5월부터 10월까지의 우기, 이렇게 두 계절만 있습니다. 우기의 폭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두꺼운 우비를 챙겨야 합니다.

△관광객들이 베트남에 오면 꼭 먹어야 하는 전통 음식을 추천해 주세요.

-반미나 쌀국수와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식 외에도 소고기나 염소 샤부샤부를 먹어봐야 합니다. 베트남 전통 음식인 염소 샤부샤부는 맛있으면서 영양가도 풍부합니다. 특히, 향신료를 염소 샤부샤부에 추가하면 더 맛이 풍부해집니다. 그리고 카페에서 한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잊지 마세요. 저는 베트남 전통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카페핀’을 추천합니다. 카페핀은 베트남 전통 커피 드리퍼로, 이 드리퍼로 내린 커피 역시 카페핀이라고 합니다. 카페핀은 아주 진하고 쓴 것으로 유명합니다.

△베트남을 여행하고 싶은 한국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베트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베트남은 풍부한 문화와 오랜 역사에 따른 아름다운 풍경을 가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여러분을 환대할 거예요. 베트남에서는 무례하고 불법적이지 않다면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베트남 사람들이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여러분이 우리나라를 탐험하면서, 다양한 전통을 체험하고, 맛있는 음식을 맛보고, 친절한 현지인들과 이야기하시기를 바랍니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다면, 주저하지 말고 도움을 요청하세요. 베트남 사람들은 항상 기꺼이 도와줄 겁니다. 베트남 여행이 멋지고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