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학생회, 대의원총회 승인 거쳐
-회장에 활동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
-학생회장 "집부들에 돌아간다" 소명
-세칙 위반은 아니나 대다수 학생들 몰라

우리 대학 공과대학(공대) 학생회가 학생회장에게 수당을 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대 대의원총회에서 인준됐다는 이유로 공식적인 감사 대상에서 벗어났지만, 공대 소속 학생들에게 알려진 사안이 아니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1일 <채널PNU>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월 11일부터 2월 8일까지 진행된 ‘2023학년도 하반기 학생회 감사'에서 공대의 결산 내역에 의아한 정황이 발견됐다. 공학 감사위원회에 ‘감사비’가 지급된 것이다. 이에 대해 재정담당자는 “이전부터 공과대 학생회는 학생회장에게 ‘용돈’을 주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명 '회장 활동비'는 학생회장과 학년대표로 이루어진 대의원총회를 통해 승인됐다. (c) 조승완 전문기자
일명 '회장 활동비'는 학생회장과 학년대표로 이루어진 대의원총회를 통해 승인됐다. (c) 조승완 전문기자

해당 금액은 ‘회장단 활동비’라는 명목으로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감사에서 공대 감사위원장 및 감사위원은 1인당 4만 원 정도의 금액을 받았으며, 이외에도 학생회장 1인당 한 학기에 20만 원 정도의 금액이 지급되고 있었다. 공대 감사를 진행한 김다혜(정치외교학, 22) 제2감사위원장은 “(해당 금액이) 일종의 수고비 개념으로 지급되고, 지급된 이후 어떻게 운용되는지는 결산안에 표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대 박기돈(전자전기공학, 22) 학생회장은 “보통 거의 집부들한테 돌아가긴 한다”며 “예산 집행할 때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해당 금액으로 메꾸기도 한다”고 소명했다.

이 같은 수당 지급은 공대 학생회장의 지원율을 상승시키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감사 당시 박 회장은 “공과대학 학생회를 지원하는 학우가 적어 유인책으로 이를 도입한 것으로 안다”고 소명했다. 박 회장은 자신 역시 언제부터인지 모를 정도로 오래전부터 학생회장에게 일부 금액을 지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이러한 재정 운영을 막으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지난해 전 총학생회 부회장을 맡은 이준호(교육학, 20) 씨는 <채널PNU>와의 전화통화에서 '재정운용세칙 전부개정'을 통해 이를 막으려 했다고 밝혔다. ‘학생회장 활동지원비’라는 명목으로 학생회비를 사용할 시 감사에서 제외될 수 있는 조항을 삭제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총학생회칙 개정만으론 역부족이었다는 것이 이 전 부회장의 설명이다. 총학생회칙이 해당 내역을 제어할 토대를 마련하더라도, 원칙상 단과대학 내부에서 이를 승인하면 세칙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대 역시 대의원총회를 통해 회장단 활동비를 인준 받아 사용해 세칙에 위배되지 않았다.

문제는 학생회장 수당이 학생회비를 내는 학생들게는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의원총회를 통해 승인받기는 하나, 그 내역이 일반 학생들에게까지는 전해지지 않은 것이다. 공대 소속 김 모(기계공학, 21) 씨는 “그런 내용은 처음 들어본다”며 “학생회장에게 그런 혜택도 있었느냐”고 난색을 표했다. 마찬가지로 공대 소속의 박 모(전기공학, 21) 씨 역시 “들어본 적 없다”고 답했다. 박 회장 역시 일반 학우들이 이 내용을 알고 있냐는 물음에 “학우들이 인지 혹은 동의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수당을 받을 수 있는 학생회 임원들이 모여 지급을 승인한 것도 문제다. 자신의 수당을 스스로 ‘셀프 승인’한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공대 소속 김 씨는 “학생회장들과 학생회가 일정 금액을 받는 사안을 학생회장과 학년 대표로 이루어진 공과대학 대의원총회가 승인하는 것은 다소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감사위원회 관계자는 “모두가 고생하는 학생자치에서 누군가는 대가 없이 학우들을 위해 일하고, 누군가는 본인의 수고비를 챙겨간다는 것이 다소 회의감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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