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앞으로 어떻게 살래?’, ‘넌 뭘 먹고 살래?’
  요즘 젊은이에게 대답하기에 여간 난감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어쩌면 듣는 순간 눈앞이 깜깜하고 막막할지도 모르겠다. 하늘의 별 따는 것만큼 힘든 취업을 위해 터질 것 같은 머리를 질끈 싸매고 도서관에서, 독서실에서, 또 고시원에서 하루를 25시간으로 활용해도 모자랄 정도로 몰입하고 있다. 요즘같이 취업이 바늘구멍 꿰는 것보다 더 어려운 시기이기에 취업에 목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로 여길 터이다.
 

  첫 직장이 평생 직장인양 대기업, 이름난 기업, 연봉이 높은 기업에 목을 매는 현상, 이런 기업체에 입사하면 마치 비슷한 또래들과의 경쟁에서 이긴 것처럼 스스로 대견해 하는 이 땅의 젊은이들. 전공보다 영어와 취업에 관한 공부에 올인 하는 대학인들을 보며 안타깝다 못해 걱정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토익 점수가 높고, 어학연수를 다녀오고, 컴퓨터 조작이 뛰어나다고 해서 다 유능한 사람, 완전한 사람은 아닐 텐데 말이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취업에 매달리는 공부보다 10년 뒤를 내다보는 진취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공부를 해 보길 권하고자 한다. 적어도 내가 이 세상에서, 이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숙고해 봐야 하지 않겠는가.
 

  우선 대학에서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갖추어야 할 공부를 선행해야 할 것이다. 깊은 사색이나 끝없는 고민도 없이 사회에 나가 그냥 흘러가는 세월에 실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떠내려가는 군상이 될 수는 없지 않은가. 취업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일단 첫 직장을 통해 나름대로 경험, 인맥, 재정 자립의 토대를 마련한 다음에 더 넓은 세상에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향해 매진할 수 있는 그런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어학연수, 배낭여행으로 외국에 대한 견문을 넓히고 미래를 모색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우리 사회에 찬반으로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4대강 정비사업’과 같은 문제는 학창 시절 중에 배낭을 메고 도보로, 혹은 자전거 여행을 하며 이 땅 구석구석 둘러보고 무언가 고민을 해 봤더라면 좀 더 큰 눈으로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대학생활 중에 낙동강 원류인 태백에서 낙동강 하구인 다대포까지 수로나 육로로 탐험이나 답사를 했다면 훨씬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지 않겠는가.
  또 이 땅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공부에도 관심을 기울이길 바란다. 지구가 좁아지고 국경이 없어지면서도 문화의 이질감이나 충돌은 많아지고 있다. 열린 세계에서는 다양한 문화 교류가 진행될 것이다. 글로벌 사회에서 자국과 외국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외국 사회와 외국인을 이해하는데, 또 나 자신과 우리나라를 이해시키는데 많은 어려움을 갖게 될 것이다.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사교 모임에 갔다가 당장 다음 날 고국으로 이런 전문을 보내는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유럽의 르네상스 미술과 음악에 관한 자료나 책을 급히 좀 보내 주려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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