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1번 A씨. 아내가 2명이고 하루에 마티니 8명을 마시고 체인 스모커다. 기호 2번 B씨. 대학시절 마약 전과가 있고 위스키를 즐기며 매일 정오가 되어서야 잠에서 깨어난다. 기호 3번 C씨. 전쟁영웅이고 채식주의자다. 비흡연자이며 약간의 맥주를 마신다.

  위 세 후보 중 누구를 뽑을 것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C를 뽑을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C는 히틀러다. A는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 루즈벨트이고 B는 영국의 수상 처칠이다.

  이번 6․2 지방 선거는 사상최초로 ‘1인 8표제’가 실시된다. 이번선거는 후보도 많아지고 선거운동이 자유로워지면서 유권자로서 곤혹스럽고 유례없이 복잡한 선거를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를 1만5천500여명으로 예상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선거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젊은 유권자들은 각 후보의 정책과 그들의 됨됨이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을까. 필자가 취재해 본 결과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1인 8표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처음으로 직선제로 선출되는 교육의원에 대해서는 아는 학생을 단 한명도 만나지 못했다. 역대 선거에서 20대 투표율은 세대별로 매번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지난 선거와 별반 다를 게 없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

  88만원 세대라 불리는 20대. 등록금은 높아만 지고 취업률은 갈수록 낮아지는 현 시점에서 이를 극복할 방법은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보여주는 길 밖에 없다. 필자가 만나본 선관위 담당자 역시 20대의 낮은 투표율로 인해 정치가들이 20대를 위한 정책에 소홀한 건 당연한 일이라 지적했다. 이어 젊은 유권자들이 투표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보자들은 기호 1번이 ‘로또’라고 말한다. 그만큼 후보자들의 정책이나 됨됨이에 무관심하고 단지 기호나 정당, 이름만 보고 후보자를 뽑는 젊은 유권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6.2 지방선거. http://epol.nec.go.kr에 접속하면 후보자 정보들을 볼 수 있다. 투표하러 가기 전 단 한번이라도 접속해 후보자 정보들을 살펴보자. C를 뽑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그리고 꼭 투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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