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은 드라마 한편으로 그야말로 일본을 뒤흔들었다. 욘사마라는 극존칭으로 불리는 그는 한류바람의 진원지다. 그 후 한류라는 말은 동남아를 휩쓸었고 점차 몽고나 중동, 그리고 남미까지 퍼져갔다.


  한류하면 역시나 한류스타들이 떠오른다. 허나 한류의 현위치에 대해 취재하는 와중에 한 사람이 더 떠올랐다. 바로 세종대왕님.


  멋진 연예인과 드라마를 내세운 제1기 한류는 몇 년간의 영광을 업고 똑같은 과정을 답습했다. ‘그 이상’ 혹은 ‘그 아래’에 숨겨진 뭔가가 부족한 문화 수출은 결국 식상함이란 벽에 부딪쳤고 최근에는 혐한류라는 카운터펀치까지 맞으며 기로에 섰다. 공항에 수천의 팬을 끌어 모으고 대중문화 콘텐츠를 판매해 큰 수익을 냈지만, 그걸로 끝났던 것이다.


  이제 한류는 제2기를 맞아 ‘신한류’라는 이름으로 반격에 나서고 있다. 어쨌든 이 신한류를 몰고 온 것도 대중가요와 걸 그룹이지만 이번엔 좀 달랐다. 바로 전통문화에 대한 인식이다. 우리 온돌은 외국에서 더 인기를 끌고 있고 복분자주도 한국의 와인으로 주목받고 있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상투적인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문화를 사고파는 것을 넘어 국가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은 단순한 콘텐츠가 아닌 그 속에 숨은 철학과 정신이라는 말이었다.


  그런 정신과 생각을 가장 직설적이고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언어를 매개로 했을 때만 가능하다. 언어가 생긴 이후 인간은 많은 것을 언어기호로 파악하고 사유한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만의 아름다운 말과 글을 가지고 있다. 참으로 멋진 일이며 동시에 신한류는 바로 여기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


  우리는(적어도 필자는) 억지로 영어를 공부한다. 하지만 한류를 사랑하는 외국인들은 진정 알고 싶어서, 드라마를 자막 없이 시청하고 노랫말을 이해하기위해서 한국어를 배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비빔밥이나 한복 등 모든 전통문화에서 그대로 재현될 수 있다. 그리고 이보다 더 좋은 ‘국가브랜드 홍보와 이미지 구축’은 없다. 이 과정에서 우리 내면과 정신은 그들의 내면과 직접 소통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것이 현실로 가능하려면 조건이 한 가지 더 필요하다. 그것은 스스로 가진 것을 완전하게 이해하고 아끼는 것이다. 이런 사전작업이 이뤄진 이후에야 진정한 문화교류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이에 과감하게 주장한다. 세종대왕을 배용준 뒤를 잇는(?) 한류스타로 만들기 위해 함께 애쓰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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