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점차 일상 회복을 위한 코로나19 엔데믹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에서 공항 국제선이 붐비는 소식을 접하거나 교환학생에 합격해 여권을 쥐고 타국으로 떠나는 학생들을 볼 수 있을 정도다. 우리 대학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이 잘 아는 도시를 소개하는 ‘Explore the World’ 기획이 더 뜻 깊게 다가온다.

‘채널PNU’는 지난 9월 16일 우리 대학 정문 앞 카페에서 중국 유학생 덩 린(Deng Lin, Lynn)(국제전문대학원, 20) 씨를 만나 그의 고향인 충칭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중국의 4대 직할시 가운데 하나인 충칭은 면적이 8만2,400㎢로 우리나라의 0.8배 정도로 넓은 거대도시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중국 충칭 시에서 왔고, 지금은 국제 교류를 목적으로 부산대학교 국제전문대학원(이하 GSIS)을 다니고 있습니다. 제가 유학을 준비할 당시에 코로나가 터졌고, 선택할 수 있는 나라가 몇 개 없었습니다. 그래서 중국과 가까운 한국에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다행히 한국어를 조금 알고 있기도 했고 원래부터 부산을 좋아했거든요. 더불어 GSIS는 영어가 지원되기 때문에 저한테 있어서 최적의 선택이었습니다. 

△충칭은 어떤 곳인가요?

-충칭(重庆)은 중국의 남서쪽에 위치한 도시입니다. 근처에는 사천(四川)과 후난성(湖南省)이 있어요. 중국의 다른 도시들과 비교하면 크기가 작다고 할 수 있지만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굉장히 유명한 곳입니다. 갈수록 인기가 많아져서 충칭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마라탕(麻辣烫)이나 훠궈(火锅)가 모두 충칭에서 만들어진 음식이에요. 요즘은 본고장의 맛을 알기 위해서 방문하는 경우도 많아요. 

△날씨는 대체로 어떤가요?

-영국과 비슷한 편입니다. 맑은 날보다는 비가 오거나 흐린 날들이 많아요. 사계절 중에서도 봄과 가을의 기간이 2주 정도로 매우 짧고, 그보다 긴 여름과 겨울에는 덥거나 춥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극단적이에요. 올해 여름에는 2주 내내 40°C를 웃돌았습니다. 겨울에도 기온이 0°C 밑으로 내려가지는 않지만, 습기가 많아서 똑같이 추워요.  여행 갈 시기를 고른다면 봄이나 가을을 추천합니다. 

△충칭에 가볼만한 곳이 있나요?

-충칭은 현대적인 도시가 맞지만, 관광을 위한 여행지들이 많이 마련되어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보고 싶은 게 무엇인지에 따라서 달라질 것 같아요. 역사적인 부분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충칭의 옛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츠치커우(磁器口)가 있습니다. 당시 충칭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이 마을은 장강(양쯔강, 长江) 옆에 있어서 경치도 좋고 전통 먹거리를 맛보거나, 옛날 양식대로 지은 건축물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곳곳마다 골목이 많지만 마을 크기가 크지는 않아서 편하게 보고 나올 수 있어요. 

자연을 느끼고 싶다면 우롱(武隆)과 선녀산(仙女山)이 있습니다. 우롱 같은 경우는 이미 유명한 영화에 나와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우롱 카르스트 국립지질학공원은 영화 ‘트랜스포머 4’의 촬영지인데 광활한 대자연의 풍경과 흔치 않은 카르스트 지형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서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선녀산은 우롱 옆에 위치한 산입니다. 거리가 그닥 멀지 않아서 빠르게 갔다 올 수 있어요. 주로 하이킹을 하러 가는 곳으로 유명하고 공기도 좋아서 자연 그 자체를 느낄 수 있어요. 

쇼핑을 하고 싶다면 충칭 내에 있는 쇼핑센터로 가면 됩니다. 대부분 부산 서면이나 남포동과 비슷한 것 같아요. 가격이 비싸지 않아서 부담을 가지지 않고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관광객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장소도 추천해주세요.

-저는 충칭의 대학교들을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해요. 충칭이라는 도시가 어떤 곳인지 볼 수 있는 장소 중에서 이 대학들만큼 좋은 곳이 없거든요. 충칭의 대학교들은 부산대학교처럼 산 중턱에 위치해 있어요. 캠퍼스를 두 개로 나눠서 하나는 산 위에, 다른 건 밑에 짓기 때문에 한 대학교 전체를 돌아보면 산 하나를 오르내리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공기 좋은 자연과 가까워질 수 있어서 좋아요.

또, 장강이 충칭을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도 장강을 구경할 수 있어요. 광활한 물줄기를 얼마든지 원하는 각도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장강을 위에서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게끔 운행되는 케이블카도 있는데, 관광객들이 많아서 오래 기다려야 합니다.

장강을 볼 수 있는 곳으로 특별히 추천해 드리고 싶은 곳으로는 차오티엔맨(朝天门)이 있어요. 충칭에는 장강도 있지만 옆에 자링강(嘉陵江)도 흐르고 있는데요. 장강에는 진흙이 많이 섞여 있어서 황톳빛을 띠는 반면, 자링강은 매우 깨끗합니다. 그래서 두 곳이 만났을 때 양쪽의 색깔이 확연히 다릅니다. 그 신비로운 차이를 볼 수 있어서 가보면 좋을 것 같아요. 

△충칭 여행 시 주의할 점이 있나요?

-대표적으로 두 가지만 말하자면 극단적인 날씨와 매운 음식이에요. 극단적인 날씨에 관해서는 앞에서 말했고, 음식을 잘못 먹으면 몸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을 정도예요. 너무 맵기 때문에 배에 탈이 날 수도 있으니까, 비상용 진통제를 사서 들고 다녀야 합니다.

덧붙여, 충칭에서는 쉽게 길을 잃을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건물에 들어갈 땐 1층이지만 나갈 때는 10층인 경우가 허다합니다. 건물 안에 있으면 스스로가 올라가고 있다는 걸 잘 못 느끼기 때문에 나왔을 때 당황할 수도 있어요. 심지어 구글 지도에서는 그 차이가 표시되지 않고 위치 인식도 안 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한테 직접 묻는 편이 더 낫습니다. 

△교통수단은 어떤가요?

-충칭은 교통수단이 잘 마련되어 있어서 편리해요. 특히 지하철은 노선이 정말 많고 속도도 빠를 뿐만 아니라 역의 배치도 잘돼 있어서 어느 곳이든 갈 수 있습니다. 충칭은 언덕이 많아서 경사도 다양한데 그런 지형적 특징에도 불구하고 지하철은 여러 곳을 지나갑니다. 지하로 가지 않고 거의 지상에서 다니는 편이에요. 언뜻 보면 롤러코스터 같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그냥 지하철이 어떻게 가는지 구경하려고 표를 끊고 탑승하기도 합니다. 택시 같은 경우는 부산의 경우와 비슷하게 매우 빠르게 움직여요. 주의해야 합니다. 

△충칭의 유명한 음식은 무엇이 있나요?

-아마 한국의 샤브샤브랑 비슷한 훠궈가 가장 유명할 거예요. 만약 정말 맛있는 훠궈 식당을 찾고 싶다면, 지역 주민들이 많이 사는 곳으로 가 보는 걸 추천합니다.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곳보다는 현지인들의 발길이 더 많이 닿아 있는 곳일수록 좋아요. 같은 음식이라도, 훠궈는 넣는 재료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자유라서 어떻게 먹어도 다 다른 맛이 난다는 말이 나와요. 또 가게마다 제각각 다른 맛이 나기도 하고요. 훠궈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도시에서, 그 지역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만든 음식을 본인의 취향에 맞게 만들어서 먹는다면 더 뜻 깊고 좋은 경험으로 기억에 남을 수 있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충칭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충칭의 매력은 크게 세 가지에요. 첫 번째는 충칭의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모두 솔직하고 친절한 면을 가지고 있는 걸로 유명하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충칭에 가면, 도시 자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인간미를 확실히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두 번째는 충칭의 음식들입니다. 충칭의 음식들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게 많다시피 잘 알려져 있고, 또 매운 걸로도 유명해서 충칭에서의 첫 끼가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게 분명하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는 충칭의 자연입니다. 충칭은 경사가 많이 진 곳에 도시가 자리 잡았고, 또 장강 유역이 도시 전체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어디를 가도 자연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독특한 곳입니다. 현대적인 건물들 사이사이로 함께하는 자연경관을 동시에 느끼면서 이들이 얼마나 조화롭게 합쳐져 있는지를 볼 수 있길 바랍니다.